한파, 가뭄, 폭염…재배농가 체감 작황 “예년의 절반 수준”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인 단감 수확이 한창이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작황이 좋지 않아 농가의 시름이 깊다.

사천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태주, 이하 기술센터)는 올해 사천지역 단감수확량이 약 3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실의 크기도 약 30% 정도 작아, 재배농가의 체감 작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게 센터 측의 예상이다.

농민들의 이야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동면 수청리에서 만난 이종균(64) 씨는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지만 이 정도의 흉작일 줄 몰랐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채 절반도 수확하지 못할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 단감 수확철이다. 예년 같으면 고된 작업으로 이마에 땀이 가시지 않을 기간이지만, 수확량 감소 때문인지 감과수 농가들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사진은 정동면 수청리에서 감을 살펴 보고 있는 농민 이종균(64) 씨.
30년 넘게 단감농사를 지으며 자식을 키웠다는 한 농민도 올해가 유독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해마다 병충해나 냉해 때문에 단감농사가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정말 최악”이라며 “일찌감치 도매상인과 출하계약을 맺었지만, 수확량이 적은 데다 과실의 크기마저 작아 상인이 수매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출물량을 대는 농가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내수 소비자는 큰 과실을 선호하는 데 비해 수출용은 중간 이하의 크기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물량이 한정되어 있는 데다 수확량이 턱 없이 적어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농민들은 공급이 줄어든 만큼 가격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밝힌 단감가격정보에 따르면 15kg 한 상자 도매가(부산, 5일 종가 기준)는 3만5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가격 3만 원에 비해 약 16% 오르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이는 등급이 좋은 상품에 해당되는 가격이며, 실제 출하되는 가격은 10kg 상자를 기준으로 1만3000원에서 1만7000원에 그친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기술센터는 이를 두고 생산량 감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량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기술센터 기술지원과 황재수 씨는 “올해 초 한파가 심했던 데다 여름 내내 가뭄과 폭염이 이어져 피해가 커졌다”며 “지속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며 피해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추위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수확을 마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기술센터 측 자료에 따르면 사천시 단감재배농가는 2600여 가구로, 재배면적 1142ha에 연간 평균 수확량은 1만300여 톤에 이른다. 재배농가는 사천읍을 비롯해 정동면, 축동면, 곤양면 등 시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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