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가뭄, 폭염…재배농가 체감 작황 “예년의 절반 수준”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인 단감 수확이 한창이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작황이 좋지 않아 농가의 시름이 깊다.
사천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태주, 이하 기술센터)는 올해 사천지역 단감수확량이 약 3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실의 크기도 약 30% 정도 작아, 재배농가의 체감 작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게 센터 측의 예상이다.
농민들의 이야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동면 수청리에서 만난 이종균(64) 씨는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지만 이 정도의 흉작일 줄 몰랐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채 절반도 수확하지 못할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수출물량을 대는 농가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내수 소비자는 큰 과실을 선호하는 데 비해 수출용은 중간 이하의 크기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물량이 한정되어 있는 데다 수확량이 턱 없이 적어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농민들은 공급이 줄어든 만큼 가격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밝힌 단감가격정보에 따르면 15kg 한 상자 도매가(부산, 5일 종가 기준)는 3만5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가격 3만 원에 비해 약 16% 오르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이는 등급이 좋은 상품에 해당되는 가격이며, 실제 출하되는 가격은 10kg 상자를 기준으로 1만3000원에서 1만7000원에 그친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기술센터는 이를 두고 생산량 감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량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기술센터 기술지원과 황재수 씨는 “올해 초 한파가 심했던 데다 여름 내내 가뭄과 폭염이 이어져 피해가 커졌다”며 “지속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며 피해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추위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수확을 마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기술센터 측 자료에 따르면 사천시 단감재배농가는 2600여 가구로, 재배면적 1142ha에 연간 평균 수확량은 1만300여 톤에 이른다. 재배농가는 사천읍을 비롯해 정동면, 축동면, 곤양면 등 시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