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한씨 문중 대표 한정우 씨에게 감사패를 드리는 모습(사진 왼쪽)과 정규섭 씨에게 감사패를 드리는 모습
경상대학교 도서관(관장 황의열)은 문중에서 소중하게 관리해 온 고문헌을 기증ㆍ영구 위탁한 청주한씨 문정공파 병사공 종중(회장 한정우)과, 정규섭 씨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청주한씨 문중은 조선후기의 무신 한범석(韓範錫, 1672~1743) 및 문중 역사와 관련한 문서 약 1000여 점을 경상대학교에 기증(영구위탁)했다. 한범석은 병자호란 때 활약한 의병장 조은 한몽삼(韓夢參, 1589~1662)의 증손이기도 하다.

한범석은 1672년 진주 평거동에서 태어나, 1695년 무과에 급제하여 선전관 등 여러 벼슬을 거친 후 제주목사가 되었다. 재직 중에는 전염병으로 신음하는 백성을 위해 서울에 가서 약을 구해 병을 치료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백성들은 한범석 송덕비를 세우기도 하였다.

1728년에는 이인좌의 난을 평정하였고, 이후 함경도ㆍ경상우도ㆍ황해도 병마절도사 등을 두루 역임하였다. 위탁 자료 중 눈여겨 볼 자료는 ‘한범석일기’, ‘한범석 가장’, ‘조은선생 유묵’ 등이 있다.

‘한범석일기’는 한범석이 일본 통신사를 수행해 일본으로 갔을 때 기록한 일기다. 1711년 6월 21일 부산을 출발하여 대마도를 거쳐 일본 오사카성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이 잘 기록되어 있다. ‘한범석 가장’은 영조 임금이 1745년 한범석의 죽음을 애통해 하며 그의 행장과 제문을 지어 보낸 것이다. ‘조은선생 유묵’은 1640년 박진영에게 보낸 한몽삼의 친필 서찰로 추정된다.

위탁 문헌 중에는 화려한 관직생활로 인하여 왕실 문서 등이 많이 포함되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그 외에도 청주한씨 문중 관련 생활사와 역사가 기록된 각종 문헌이 포함되어 있다.

정규섭 씨가 기증한 고서 210권은 그의 조부 정태희(鄭泰希) 선생이 학문연구에 활용했던 고서다. 정태희 선생은 조선말 일제시기 산청지역 유학자로, 일수헌(一樹軒) 정장(鄭樟, 1569~1614)의 후손이다. 자는 도삼(道三), 호는 우당(愚堂), 본관은 해주다. 1892년 신안면 단성의 원산(圓山)마을에서 태어나 면우 곽종석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과재 이교우 등과 교유하였으며, ‘일수헌집’을 편찬 간행하기도 하였다.

경상대학교 도서관에서는 이들 자료를 ‘한병사문고’(韓兵使文庫)와 ‘우당장서’(愚堂藏書)로 명명하여 고서실인 문천각에 영구 보존하고, ‘한병사문고’ 중 중요자료는 문화재로 지정하여 관리할 계획이다.

황의열 도서관장은 “최근 빈발하고 있는 고문헌 도난사고에 대비하여 소장자들이 소중한 고문헌을 경상대학교에 많이 기증하거나 위탁해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