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노량: 죽음의 바다

노량 영화 포스터.
노량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전국을 강타한 한파와 달리 올겨울 극장가는 따뜻한 편이다. 천만 고지를 달성한 <서울의 봄>에 이어 기대작 <노량: 죽음의 바다>가 드디어 개봉했다. 2023년 대미를 장식하며 2024년 포문을 제대로 열 기세다. 그리고 그럴 자격이 있다. 

이순신 3부작 중 마지막인 <노량>은 개봉하기도 전에 천만 영화일 것이라는 입소문이 자자했다. 전작의 성과와 3부작의 종결작이라는 기대가 동반 상승해 기대감을 높였고, 장장 10년이라는 세월을 투자한 프로젝트의 마무리가 허술하면 기다리는 입장에서도 허무한 법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천만각은 조금 호들갑일지언정 완성도만큼은 충분하다.

누구나 알면서도 모르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를 그리는 <노량>은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아우라와 배우들의 연기 합까지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전체 153분의 러닝타임 중 무려 100분에 달하는 치열한 해상 전투씬은 한파를 뚫고 극장을 찾은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임에도, 그래서 이미 알고 있음에도 손을 꽉 쥐고 제발 아니기를 간절히 원하게 된달까. 이야기의 힘이자 그 어떤 허구보다 드라마틱했던 이순신이기 때문이다. 

전작에서 쌓아온 김한민 감독의 내공이 크고도 진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구성이 다소 늘어지고 야간전투에 따른 피아식별이 조금 어려운 것이 살짝 걸리적거리지만,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막대한 물량과 규모를 이렇게 보여준 점에서 그저 놀라울 뿐이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은 이순신을 통해 한 사람의 지도자가 어떻게 판세를 바꾸고 마침내 역사를 이끄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략도 정치도 아닌, 사람과 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에 대한 진심이 있음을 웅변한다. 귀로 들어와 심장을 울리던 북소리의 여운이 크다. 아마도 오래도록 기억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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