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배 작가 문학동판 제막식이 지난 12월 2일 오후 3시 삼천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청널공원에서 열렸다.
김인배 작가 문학동판 제막식이 지난 12월 2일 오후 3시 삼천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청널공원에서 열렸다.

"이제 눈을 감고 무어든지 꿈을 꿔보아라. 모래가 바스러지는 소리가 몸속에서 들릴 때까지, 저 늑도 근처의 물밑에서 고둥이 우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가만히 누워있거라."하고 그는 누운 채 내게 꿈꾸는 법을 일러 주었다. -김인배 작가의 소설 <환상의 배> 중에서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사천시 동서동 출신 범보 김인배 작가(1948~2019)를 기리는 문학동판이 청널공원에 세워졌다.

김인배 작가 문학동판 제막식은 지난 12월 2일 오후 3시 삼천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청널공원에서 재경 삼천포고동문회 주최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김인배 작가 기념사업회, 사천 다물 연구회, 김인배 작가 유족, 삼천포고 관계자 등이 함께 했다. 

청널공원에 설치된 문학동판
청널공원에 설치된 문학동판

김인배 작가는 1948년 삼천포항에서 태어나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진주교대와 동아대학교 국문과에서 수학한 후 동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쳤다. 1975년 계간 문예지 「문학과 지성」에 소설 ‘방울뱀’이 신인 소설가 공모에 당선돼 등단했으며, 1980년부터는 이문열, 윤후명  씨등과 교유하며 동인 활동을 했다. 소설집으로 「하늘 궁전」, 「후박나무 밑의 사랑」, 「비형랑의 낮과 밤」 등이 있다. 김인배 작가는 우리말과 한일고대사 연구에 매진해 왜곡된 한일 고대사를 바로잡는 글을 <문화일보>에 연재하며, 또 한 번 언론과 학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진주 삼현여고를 거쳐 창신대학과 진주교육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한국문인협회와 경남문인협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암 투병 중 만 70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인배 작가의 유족인 김도숙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인배 작가의 유족인 김도숙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김학명 재경 삼천포고 사무총장의 경과보고, 정삼조 시인의 작가 약력 소개, 문학 동판 제막, 유족 인사말, 격려사 등으로 진행됐다. 

유족인 김도숙 씨는 "김인배 작가는 교육자로, 문학가로, 또 언어학과 재야사학자로 누구보다도 치열한 삶을 살았다"며 "고향 삼천포는 그의 문학적 토양이 되어 소설 곳곳에 아름다운 문체로 묘사되었고, 왜곡된 한일 고대사를 바로잡는 저서들을 남겼다"고 김인배 작가를 소개했다. 

김도숙 씨는 "이번 문학동판 설치가 초석이 되어 작가의 업적들이 사천의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상설 전시공간이 마련되길 간절히 염원해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인배 작가가 걸어온 길

▷ 학력 : 1948년 출생 후 삼천포초, 삼천포중, 삼천포고를 차례로 졸업. 진주교육대학 졸업 후 5년간의 초등교사 의무 복무. 동아대학교에 편입해 국어국문학과 졸업. 이후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함.
▷ 1975년: 동아대 3학년 재학 중 계간지 「문학과 지성」에 중편소설 <방울뱀>을 발표함으로써 등단. 같은 해 동아문학상 수상(소설 <사포곶>). 당시 동아대 국문과에 출강하던 원로 소설가 요산 김정한 선생과 사제 간 인연을 맺음. 이후 미술에 대한 미련을 접고 소설 창작에 주력함.
▷ 1979년: 논문 <김정한 소설의 문체 연구>로 석사 학위 취득.
▷ 1981년: 진주 삼현여고 재직 중 1980년 봄에 결성된「작가」동인에 참여. 이후 소설가 이문열, 유익서, 윤후명, 김원우, 강석경, 김채원, 김상열, 서동훈, 손영목, 정종명, 정소성, 황충상 등과 교류.
▷ 1982년: 동인지「작가」제3집(민음사 간행)에 단편 <환상의 배> 발표. 월간문예지「현대문학」12월호에 중편 <물목> 발표, <올해의 문제작가>로 선정.
▷ 1984년:「문예중앙」봄호에 단편 <후박나무 밑의 사랑> 발표. 동인지 「작가」 제4집에 무명 화가의 비극적 삶을 그린 <문신(文身)> 발표. 「문예정신」에 <귀적(鬼籍)> 연재
▷ 1986년:「동서문학」2월호에 단편 <지붕 밑 방의 시(詩)> 발표.
▷ 1987년: 첫 창작집 <하늘궁전>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판.
▷ 1988년:「현대문학」 1월호에 단편 <독요초(獨搖草)>를, 「문학정신」 5월호에 중편 <망명의 섬>을, 「문학사상」12월호에 단편 <고삐>를 각각 발표. 문고판 소설집 <문신(文身)>을 「고려원」에서 출판.
▷ 1989년: 「문학정신」 4월호에 「단편 골무」 발표.「동서문학」5월호에 단편 <어항 속의 올챙이> 발표.
▷ 1991년: 우리말 연구서 <일본서기 고대어는 한국어>(빛남)를 동생 김문배와 공저.
▷ 1992년: 세 번째 소설집 <후박나무 밑의 사랑>(문학과 지성사) 출판.
▷ 1993년: <전혀 다른 향가 및 만엽가>(우리문학사)를 동생 김문배와 공저.
▷ 1995년: 한일 고대사 연구서 <고대로 흐르는 물길>(세종서적) 출판. <임나신론(任那新論-역설의 한일고대사>(고려원) 출판.
▷ 2008년: 소설집 <비형랑의 낮과 밤>(문학세계사) 출판.
▷ 2009년: 우리말 연구서 <神들의 이름>(오늘)을 김문배와 공저.
▷ 2015년:  장편소설 <오동나무 꽃 진 자리>(푸른사상) 출판.
▷ 2017년:「월간문학」2월호, <이 시대 창작의 산실, 김인배 소설가> 조명.
▷ 2018년: 대하소설 <열린 문, 닫힌 문>(황금알) 출판.
▷ 2019년: 암 투병 중 1월 19일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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