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 접고 가족 모두 귀농해 시작한 곤충 사육 농장
“곤충은 좋은 단백질이자 미래 식량, 탄소 배출도 없어”
곤충 활용한 체험 교육과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

토마스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송광희 대표(왼쪽)와 석영미 대표(오른쪽).
토마스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송광희 대표(왼쪽)와 석영미 대표(오른쪽).

[뉴스사천=김다은 인턴기자] 사천시 용현면에 곤충을 키우는 ‘토마스 농장’이 있다. 귀농한 토마스와 앤 부부가 정성으로 가꿔나가고 있는 농장을 방문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토마스 농장은 곤충을 사육·판매하고 곤충 체험·교육 프로그램, 치유·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체험 교육 농장이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토마스 농장은 최근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농촌교육농장 교육프로그램 중앙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사천시 농업기술센터와 치유 농업 시범 사업을 함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농장을 운영하는 석영미, 송광희 공동대표는 대학교 봉사 동아리에서 만나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다. 두 사람은 대학 졸업 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진주가 고향인 석영미 대표는 20대 때 근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았는데, 그때 시골에서 요양을 하며 자연이 주는 치유력과 회복력을 직접 느꼈다고 한다. 이후로 시골생활을 꿈꾸며 기회만 되면 내려오고 싶던 차에, 남편인 송광희 대표의 권유로 두 아들과 먼저 남편의 고향인 사천으로 귀농하게 됐다. 비어 있던 시부모님의 집으로 이사를 하고 논과 밭을 가꾸고 귀농 교육도 받으며 농장 운영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송광희 대표도 서울에서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사천으로 오게 됐다. 

‘토마스 농장’이라는 이름은 아이들이 다니던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사용했던 송광희 대표의 별명에서 따왔다. 당시 아이들이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캐릭터 ‘토마스’의 이름이기도 하고 마침 송 대표의 세례명이었다고 한다. 석영미 대표도 그때 사용하던 별명 ‘앤’을 여전히 농장에서의 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석영미 대표는 토마스 농장을 “지속 가능한 지구 삶을 위한 생태 전환 교육장”이라고 설명했다. 석 대표는 귀농 교육을 받으며 곤충 사육을 배우게 됐다. 마침 남편인 송광희 대표도 귀농을 하게 된다면 곤충을 사육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곤충 사육 농장을 시작하게 됐다. 석 대표는 “곤충을 키우는 과정에는 탄소 배출이 없다. 곤충이라는 좋은 단백질이자 미래 식량을 키우는데 탄소 배출도 없으니 사람에게도 지구에도 좋은 것이 곤충 사육”이라고 설명했다. 

장수풍뎅이와 흰점박이꽃무지 굼벵이.
장수풍뎅이와 흰점박이꽃무지 굼벵이.

토마스 농장은 곤충을 사육하고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곤충 체험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다. 오감으로 만나는 곤충 체험, 곤충 사육 상자 만들기, 굼벵이 분변토 허브 화분 만들기, 식용 곤충 누룽지 만들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의 기후 위기 강사인 ‘학부모 그린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는 석 대표는 “요즘 학교에서는 생태 전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지구, 삶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끊임없이 물건을 소비하는 현재의 삶을 멈춰야 한다. 플라스틱을 적게 쓰고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자연과 가까이 지내고 자연에서 나고 자란 것들을 먹으며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사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굼벵이 분변토를 활용해 만든 화분.
굼벵이 분변토를 활용해 만든 화분.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토마스 농장의 체험 교육을 듣고 있지만,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가장 즐거워한다고 한다. 석 대표는 “자연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아이들은 처음에는 곤충을 징그러워하지만 직접 보고 만지다 보면 금방 변한다. 아이들이 더 자주 자연을 접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넓적사슴벌레.
넓적사슴벌레.

토마스 농장은 다양한 치유·힐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석영미 대표는 20대 시절 몸이 아프면서 자연스럽게 치유에 관심을 가지고 됐다고 한다. 치유농업 대학에 다니고 치유농업 운영자 교육을 받으며 연구, 개발한 오감으로 느끼는 곤충 치유, 싱잉볼 파동 치유, 텃밭·원예 치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석 대표는 언젠가는 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 도시에 살고 있는 친구들 중에 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이 많아, 본인만의 전문성을 살려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치유농업 센터를 함께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치유 프로그램인 ‘싱잉볼 파동치유’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석 대표.
치유 프로그램인 ‘싱잉볼 파동치유’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석 대표.

석영미 대표와 송광희 대표가 정성껏 가꿔나가고 있는 토마스 농장은 부부의 첫째 아들이 이어나가기로 했다. 어린 시절부터 농장에서 놀며 자란 큰아들은 자연스럽게 농장을 이어가는 꿈을 가지게 됐다. 석 대표는 끝으로 “우리 아들뿐만 아니라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농업의 비전을 보고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가 경험하며 배웠던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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