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프레디의 피자가게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 홍보물.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때때로 장르를 알 수 없는 영화가 출몰하기도 한다. 분류 편의상 구분하는 것이 장르라는 걸 고려하면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뒤죽박죽 섞여서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느낌이 들 때 “이 영화 장르가 뭐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영화는 대체로 잘 만들면 쓸만한 키치 무비이고, 못 만들면 시간 아깝단 소리가 나온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도 그렇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해피 데스데이> 등 저예산 호러 영화의 명가로 알려진 블룸하우스의 신작인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우선 장점을 꼽자면 공포스럽고 기묘하면서도 귀엽기까지 하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음악과 애니메트로닉스에 공들인 흔적이 보이고, 카피로 내건 “환상적이고 즐거움이 넘치는 프레디의 피자가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에 충실하려는 노력도 보인다. 얼핏 희망적이고 호러 명가라는 이명에 어울리는 듯한데, 안타깝게도 게임의 팬들에게는 미흡함 투성이고 일반 관객입장에서는 유치한데다 중심을 못 잡고 미로를 맴도는 기분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그냥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다. 

영화의 소재로서 서사를 갖춘 인기 게임만큼 매력이 넘치는 것도 없다. 이미 게임으로 구현한 비주얼이 있고 기존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니 적당히 재현할 수만 있다면 최소 절반의 성공은 보장한 듯하니 말이다. 그러나 늘 하는 말이지만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장르 문법에 따른 간극이 한없이 넓다는 게 문제다. 잠시 멈췄다가 기분 내켰을 때 다시 진행할 수 있는 게임과, 두 시간 가까이 꼼짝 말고 엔딩이 날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야기가 어찌 같을 수가 있겠는가. 

차라리 확실하게 방향을 잡고 키치 쪽으로 갔으면 양쪽 모두에게 만족했지 싶다. 캐릭터 비주얼이나 원작에 대한 향수에 기대 감상한다면 나쁘지 않으나, 블룸하우스의 전통(?)인 새로운 형태의 신선한 공포를 기대했다간 적잖이 실망스러우니 말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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