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의 공룡과 백악기 생태 이야기 ② 공룡의 산란터, 사천

아두섬·신수도 등 사천에선 너무 흔한 공룡알 화석 산지
‘백악기의 사천 땅은 크고 작은 공룡들의 산란터였다’
작게 태어나 크게 자란 공룡…알 크기는 타조알만 해

하늘에서 본 아두섬. 공룡알 화석 산지로 유명한 아두섬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하늘에서 본 아두섬. 공룡알 화석 산지로 유명한 아두섬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뉴스사천=김경수 진주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타조의 알을 본 적 있는가? 타조알은 껍질이 두껍고, 지름 약 15cm에 무게는 보통 1.6kg이다. 현존하는 조류의 알 중에 가장 크다. 암컷 타조의 신장이 약 2m이고, 체중이 100kg 내외로 현존하는 새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크다. 그렇다면 몸길이가 20~22m이고, 체중은 최소 28t에서 최대 58t으로 추정되며, 높이(신장)가 9~13m나 되는 대형 목 긴 초식공룡(용각류)인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알은 얼마나 컸을까? 적어도 공룡알의 지름이 1m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목 긴 초식공룡의 알들은 지름이 약 20cm 내외이다. 작게 낳아서 크게 키웠다고 볼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작게 태어나서 크게 자란 동물이었다. 공룡알이 1m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천에는 신수도, 아두섬, 향촌농공단지 해안가에서 공룡의 알둥지를 관찰할 수 있다. 각각 2003년, 2005년, 2016년에 처음 발견되었고, 지금까지 신수도에서 4곳, 아두섬에서 12곳, 향촌농공단지 해안가에서 1곳의 공룡알과 알둥지가 확인되었다. 즉, 백악기에 사천의 아두섬, 신수도, 향촌은 중요한 공룡의 산란터였다. 특히, 공룡들이 무리 지어 산란한 집단 산란지였으며, 알을 낳기 위해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찾아오던 장소였다.

신수도의 공룡알 둥지
신수도의 공룡알 둥지

많은 새와 거북은 번식기가 되면 같은 장소에 알을 낳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거북은 알을 낳기 위해 같은 시기, 같은 해변의 모래 속에 알을 낳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들이 부화하여 무리 지어 바다로 나아간다. 갈매기나 청둥오리와 같은 새들도 번식기에 알을 낳을 장소에 모여 한꺼번에 산란하고 부화시킨다. 공룡들도 이와 같은 습성을 가졌다는 것을 신수도, 아두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두섬에서는 2곳에서 3마리의 공룡이 동시에 둥지를 만들었던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신수도에서는 1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층층이 쌓인 암석층에서 7개 공룡알 화석층이 발견되는 것은 공룡들이 번식기가 되면 아두섬과 신수도, 향촌에 다시 돌아와서 산란했던 증거이다. 

아두섬의 공룡알 둥지
아두섬의 공룡알 둥지

아두섬, 신수도, 향촌 지역 17곳의 공룡알들은 발굴되지 않은 자연적인 상태로 현장에 보존되어 있다. 여러분들이 직접 공룡알 화석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먼저 알아야 한다. 아두섬은 ‘천연기념물’이며, 공개 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에 허가 없이 출입할 수 없다. 대신 신수도와 향촌 지역은 누구라도 방문할 수 있다. 방문하기 전에 박물관에 전시된 공룡알과 발굴하기 전의 공룡알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향촌의 공룡알 둥지
향촌의 공룡알 둥지

공룡알 화석에는 첫째, 껍데기가 있어야 하고, 둘째, 껍데기는 1.5mm 내외의 일정한 두께를 가져야 하며, 셋째, 일정한 곡률이 있고, 넷째, 표면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있다. 마지막으로 암석 속에 있기에 둥근 모양이 아니다. 그러니 공룡알 화석은 부스러진 달걀을 상상하면서 찾아야 한다. 여러분이 실제 야외에서 공룡알을 발견했다면, 매우 좋은 관찰력을 가졌다고 자랑해도 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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