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가문의 영광: 리턴즈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홍보물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작품성 없이 웃기는 것이 목표’라고 공표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추석 가족 관객을 타깃층으로 잡고 개봉했다. 어떤 식으로든 웃기는 것이 목표였다면 다른 의미로 성공적이다. 어이없이 웃겼으니 말이다. 사실 작품성 있다고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고 인정할만한 영화가 얼마나 될까. 그래서 작품성 없다는 것은 상업 영화에서 전혀 흠이 될 것이 없다. 다만 추석 영화인데, 작품성도 없고 웃기지도 않는다면 이건 좀 생각해볼 문제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그렇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한 때 흥행의 보증수표였으며 시작부터 끝까지 정신없이 웃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개연성, 작품성은 제쳐놓고 웃기는 것만으로 시리즈가 만들어질 정도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강조하자면 이 시리즈의 핵심은 코미디란 것이다. 그런데 갈수록 코미디는 힘을 잃고 스토리는 역행하며(차라리 Ctrl+C, Ctrl+V 하는 수준이 더 나을 뻔했다), 요즘 관객의 눈높이와 입맛에서 한참을 떨어진 채 그들만의 웃음으로 시종일관 키키득 거린다. 관객을 웃겨야지 본인들이 웃으면 어쩌나. 셀카 찍고 ‘생각보다는 잘 나왔군’ 하며 자족하는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선을 넘었다, 확실히!

지금은 2023년이다. 가문의 영광이 처음 개봉했던 시기와는 많은 것이 변했다. 물론 레트로니 복고니 해서 회귀하는 경향은 있지만, 2023년이라는 현재성을 인식하고 변주했을 때 그 경향성은 유효하다. 연출진이나 배우들이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다만 짧은 시간에 후다닥 찍어서 해프닝처럼 관객 앞에 던져놓고 어떻게 되나 보자라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싶고, 어쩌면 추석이라는 대목 특수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도박 같은 속셈도 보이고, 여러모로 볼썽사납다. 정말 돌아와서는 안 되는 영화였다. 리턴하지 않았다면 과거의 영광이라도 남았을 텐데.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