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의 공룡과 백악기 생태 이야기 ①프롤로그

사천 곳곳에서 발견되는 공룡시대 생명의 흔적들
사천만 바닷가 중심으로 화석 산지 67개 분포
랩터와 원시악어 발자국 등 하나같이 희귀한 화석

사천만의 넓고 긴 바닷가는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들에게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사천만의 넓고 긴 바닷가는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들에게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뉴스사천=김경수 진주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사람들은 우리나라 공룡 화석이 경남 고성군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우리나라 공룡 이야기는 1972년 하동 수문리 해안가에서 시작되었다. 더 이르게는 1969년 경남 함안군 칠원면 용산리 채석장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백악기 새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어 한국 함안새(Koreanaornis hamanensis)로 명명되기도 했다. 즉, 우리나라에선 고성군뿐만 아니라 그에 인접한 사천, 함안, 진주, 창원, 창녕 등 경상남도 전역에서 공룡과 공룡시대 생명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중 사천은 권역의 중심에 사천만이 있어 다른 지자체들보다 해안선이 복잡하고 넓은 지형적 특징을 갖는다. 해안가는 조수간만과 파도에 의해 암반이 계속 깎이는 곳으로,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사천과 비슷한 특징을 갖기로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영국의 도싯과 동부 데번 해안(Dorset and East Devon Coast)을 꼽을 수 있다. 해안가에 자리 잡은 가장 대표적인 화석 산지이다. 나아가 여러 나라의 주요 화석 산지도 대부분 해안가에 있다.

사천의 넓은 해안가에 드러난 암석에는 공룡시대 생명의 흔적이 매우 풍부한데, 지금까지 67곳의 화석 산지가 확인되었다.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공룡알과 공룡 둥지 화석, 두꺼운 비늘을 가진 물고기 화석, 보존 상태가 매우 훌륭한 백악기 거미 화석 등이 사천에서 발견됐다. 이 화석들은 하나같이 희귀한 것들이다.

그리고 백악기에 살았던 원시 악어는 공룡시대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서 사천시 일대 여기저기에 발자국을 남겼다. 지금까지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등장했던 랩터 공룡의 발자국, 하늘을 나는 파충류인 익룡의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 새 발자국, 그리고 백악기 민물 다슬기 화석 등 공룡시대 생태계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는 화석들이 즐비하다. 

서포면 비토리 랩터 발자국 화석
서포면 비토리 랩터 발자국 화석

‘사천의 공룡과 백악기 생태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천의 공룡과 공룡시대 익룡, 새, 원시악어, 거미, 곤충, 민물 조개와 다슬기, 공룡의 산란터, 그리고 백악기 화산 폭발의 흔적인 응회암층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모든 것들은 백악기 공룡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훌륭한 지질 자원이다. 

서포면 자혜리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
서포면 자혜리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

최근 지자체들은 지역의 중요 지질 명소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 현재 15곳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이웃한 고성군은 경남에서 최초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천의 지질 자원 또한 다른 지자체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 만큼 내용을 잘 이해한다면 적절한 활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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