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달짝지근해: 7510

영화 '달짝지근해: 7510' 홍보물
영화 '달짝지근해: 7510'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아무리 나이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라지만 이실직고하자면 50대 배우들의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상큼할 줄은 몰랐다. 김희선은 여전히 톡톡 튀고 유해진은 한결같이 유쾌하다. 자칫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사람은 첫 씬부터 우려를 불식시키며 달콤한 서사를 완성해간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매우 익숙하기에 식상하기도 쉽다. 그래서 배우들의 외모나 캐릭터에 기대는 바가 자연스레 커진다. 예컨대 유해진이라는 배우만 해도 <올빼미>에서 왕 역할이 그에게 주어졌을 때 가장 먼저 “왜?” “어떤 의도로?”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이 어울리지 않을 듯한 옷을 그는 너무나 그럴싸하게 자기만의 내면과 연기로 관객을 설득시켰다. 좋은 배우에게 있어 타고난 외모는 그냥 외피일 뿐이라는 것을 이미 증명해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의 코미디 배우로서의 역량은 ‘말해 뭐해’의 경지이지만 로맨틱은 또 글쎄라는 의문 부호를 달 수밖에 없는 상황. 외모에 대한 선입견은 그만큼 강하다. 이런 허들을 또 넘어서 스스로 편협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이번에도 사정없이 설득당한다. 잘생긴 사람만 연애하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다만 영화라는 장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대리만족 성향이 강하다 보니 잘생긴 주인공을 찾게 되는 것이다. 물론 오랜만에 어울리는 옷을 입은 김희선도 반갑다. 

<달짝지근해: 7510>은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정말 좋다. 비록 캐릭터 설정이 빈약하고 인물 관계 사이의 개연성도 모자라지만, 50대 청춘 아닌 청춘들의 연기가 부족함을 채운다.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도 좋지만, 때로는 생각을 비우게 하는 영화도 참 훌륭하다. <달짝지근해: 7510>은 그런 영화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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