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면 평생 재수 없다’ 현수막 논란,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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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면 평생 재수 없다’ 현수막 논란, 알고 보니...
  • 강무성 기자
  • 승인 2022.08.1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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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산 대방사, 사찰 지붕에 케이블카 승객 향한 현수막 걸어
수년 걸친 소음 피해 등 손해배상 소송, 사찰 측 최근 패소
사찰 측 “법적 기준 이하라도 피해 있다…비난 감수하겠다”
사천시 “법원의 객관적 판단 받은 것…관련 대응은 신중”
각산 대방사 사찰 건물 지붕 위에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붙었다. 사진은 8월 17일 사천바다케이블카 상행선에서 촬영한 모습.
각산 대방사 사찰 건물 지붕 위에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붙었다. 사진은 8월 17일 사천바다케이블카 상행선에서 촬영한 모습.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최근 사천시 각산의 한 사찰 지붕에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이 현수막 사진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을 달궜다. 해당 현수막은 8월 11일을 즈음해 게시됐으며, 사천바다케이블카 상하행선 탑승객 모두 각산 중턱에서 볼 수 있다. 2018년 4월 개통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바다와 산(각산), 섬(초양섬)을 잇는 해상케이블카로 총 연장은 2.43km다.
영상 뉴스로 보기 : https://youtu.be/cu6zZdOPpYg

해당 현수막을 두고 네티즌들은 “케이블카를 타는 승객에게 재수 없다는 악담을 퍼붓는 것은 너무하다”, “악담치고는 해학적이다. 고3 학생에겐 ‘재수 없다’는 덕담 아닌가”, “탄 사람을 저주할 것이라 아니라 행정적으로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 “억울한 점이 있겠지만 저런 현수막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케이블카 때문에 논란이 있는 곳 많다. 오죽 했으면 현수막을 붙였겠나”등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일부 게시물은 수만 회가 넘게 리트윗되며, 이슈를 모았다. 한 종합편성채널 등 일부 언론매체에서는 현장 취재 대신 네티즌들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렇다면, 해당 사찰에서는 왜 현수막을 내걸었을까. 대방사 도안 스님은 사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케이블카 소음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도안 스님. 최근 사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는 법적 기준 이하라도 수행에 방해될 만큼 케이블카 소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이블카 소음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도안 스님. 최근 사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는 법적 기준 이하라도 수행에 방해될 만큼 케이블카 소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방사와 사천시의 법적 다툼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천바다케이블카 최초 계획 입안 당시 각산 정류장은 대방사 상공을 지나 각산 정상을 향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찰 측의 항의와 반발로 현재 각산 봉수대 방향으로 변경됐다. 현재 케이블카는 사찰에서는 직선 거리로 100여 미터~200여 미터 인근 상공을 지나고 있다.

2018년 사천바다케이블카 개통식 당시 1인 시위를 벌였던 도안 스님. (사진=뉴스사천DB)
2018년 사천바다케이블카 개통식 당시 1인 시위를 벌였던 도안 스님. (사진=뉴스사천DB)

케이블카 노선 변경 이후에도 대방사와 사천시의 갈등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2017년 사찰 측이 “바다케이블카 공사로 인해 종교적 환경과 사생활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케이블카와 정류장 설치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2018년 사천바다케이블카 개통식 당시 도안스님은 항의성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때 화해 조정 노력이 있었으나 불발됐다. 

다시 2019년 사찰 측은 케이블카 운행으로 소음 피해, 경관 이익과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 제출된 생활소음 측정 결과표
법원에 제출된 생활소음 측정 결과표

2022년 8월 9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제1민사부는 “이 사건의 사찰의 소음 정도는 행정법규에서 정하는 기준을 넘지 않고, 케이블카는 인근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가 있다”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은 조망과 경관 이익, 사생활 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에 원고의 청구는 이유가 없음으로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사찰에서 본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찰에서 직선거리로 100~200미터 거리를 지난다. 
사찰에서 본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찰에서 직선거리로 100~200미터 거리를 지난다. 

재판 결과가 나오자 대방사에서는 곧바로 현수막을 붙였다. 도안 스님은 “세간의 비난은 충분히 감수하겠다. 부처님 머리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법원에서는 기준치 이하라 손배소송을 기각했지만, 밤낮없는 케이블카 소음으로 수행에 지장을 받고 있고, 실제 사생활 침해도 발생하고 있다. 세간에는 제가 욕심을 부리는 사람으로 소문이 났는데, 저는 시로부터 한 푼 보상을 받은 것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죽 답답했으면 현수막을 붙였겠나. 심한 문구를 쓰려다가 참은 것이다. 항소하는 대신 지금 들리는 케이블카 소음을 녹음해 시청 앞에 틀어두고 1인 시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현수막 소동과 관련해 사천시와 사천시시설관리공단은 즉각적인 대응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사천시는 “수년의 재판 끝에 법원의 객관적인 판단을 받았다”며 “사찰 측이 내건 현수막과 관련해서는 당장 대응을 말하기는 어렵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천바다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시설관리공단 역시 “관련 민원을 듣고 있으며, 대응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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