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지명위원회서 명칭 변경안 통과
서택사랑테마공원→통양사랑테마공원
국가지명위원회서 심사 후 연말께 고시

일제 침략전쟁에 적극 가담한 일본인 ‘서택효삼랑’에서 따온 서택저수지 명칭이 온정저수지로 바뀐다. 사천시는 20일 지명위원회를 열어,  '서택저수지, 서택 사랑 테마공원'을 '온정저수지, 통양 사랑 테마공원'으로 변경하는 지명 변경안을 의결했다.
일제 침략전쟁에 적극 가담한 일본인 ‘서택효삼랑’에서 따온 서택저수지 명칭이 온정저수지로 바뀐다. 사천시는 20일 지명위원회를 열어,  '서택저수지, 서택 사랑 테마공원'을 '온정저수지, 통양 사랑 테마공원'으로 변경하는 지명 변경안을 의결했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 가담한 일본인 이름을 딴 '서택'저수지 명칭이 '온정'저수지로 바뀐다.

사천시는 지난 10월 20일 지명위원회를 열어 '서택저수지, 서택 사랑 테마공원'을 '온정저수지, 통양 사랑 테마공원'으로 변경하는 지명 변경안을 의결했다. 온정은 현재 서택저수지 인근 온정마을 명칭이다. 통양은 과거 고려부터 조선 태종 때까지 세곡을 운반했던 통양창이 있던 곳으로, 현재 통양마을이 있다.

이날 사천시지명위원회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지명 18개 중 구호저수지(축동면 구호리에 있었던 저수지), 대축저수지(축동면 사다리에 있었던 저수지), 노정, 신승, 죽송 등 5개는 폐지하고 13개의 지명에 대해 역사성과 후손에 대한 교육을 위해 지명을 남겨두자는 의견에 따라 존치하기로 의결했다. 

지명의 역사성과 후손 교육 차원에서 남겨두기로 한 지명은 재건주택(옛 삼천포시청사 앞에 조성된 마을, 한국전쟁 때 파괴됐으나 이후 주택조합이 재건했다고 해서 붙인 이름), 강지섬(사남면 방지리 해안하구에 있는 섬), 길호강(사천읍과 길평리에 있었던 하천), 청심(사천읍 비석거리 남쪽에 있던 마을), 구두(주위의 산이 제비처럼 생겼다해서 붙인 이름, 현 용당리), 수청(송지천에 흐르는 물이 맑아 수청거리하고 함), 하구(축동면 구호리에 있던 마을), 원동(축동면 사다리에 있던 마을) 등이다.

경남도도 오는 11월 중 지명위원회를 열어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늦어도 연말께는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최종 의결이 될 전망이다.

기록에 따르면, 서택저수지 명칭은 일본인 서택효삼랑(西澤孝三郞, 니시자와 고자부로)에서 따온 것이다. 1923년 3월 ‘조선공유수면매립령’이 공포돼 조선 곳곳에서 연안을 매립, ‘농지’로 변경하는 공사가 진행됐다. 이는 일제의 조선 수탈을 위한 산미증식계획의 일환이었다.

서택 사랑테마공원은 통양사랑테마공원으로 명칭이 바뀐다. 
서택 사랑테마공원은 통양사랑테마공원으로 명칭이 바뀐다. 

이 계획에 따라 1928년 일본인 서택효삼랑(니시자와 고자부로)은 사천 용현면 장송에서 신촌리까지 900미터의 방조제를 축조하고, 1935년 12월 31만7568평의 농지조성을 완료했다. 이때 서택효삼랑은 해당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축조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따 ‘서택저수지’로 명명했다. 이 명칭은 해방 75주년이 되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서택저수지는 사천시 용현면 온정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역면적 220ha로, 인근 농경지 68.4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총저수량은 31만3300㎥다.

서택효삼랑(니시자와 고자부로)은 사천과 거제 등에서 간척사업을 진행했으며, <조선시보>에 일본군의 무운과 전승을 기원하는 광고를 실었다. 통영에서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이름을 딴 ‘풍길’이라는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관련 기록은 조선총독부 관보, 사천시사, 조선시보,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타베이스> 등에 언급돼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지난 6월 27일 농어촌공사 사천지사, 지자체로 공문을 보내 서택저수지 명칭 변경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서택효삼랑은 일제의 침략전쟁이 한창일 때 이에 적극 가담했던 자”라며 “서택의 이름을 현재까지 저수지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 민족과 시민을 욕보이는 것이다. 저수지 명칭을 우리의 정서에 맞는 이름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후 사천시와 경남도 등에서는 지명 변경을 추진해 왔다.

일본인 이름을 딴 서택저수지는 인근 온정마을 이름을 딴 온정저수지로 명칭이 변경될 예정이다. 
일본인 이름을 딴 서택저수지는 인근 온정마을 이름을 딴 온정저수지로 명칭이 변경될 예정이다. 

경남도는 서택저수지를 비롯한 일본식 지명을 시·군 지명위원회, 경상남도 지명위원회,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 올해 말까지 변경·고시한다고 밝혔다.

일본식 지명으로 의심됐던 사천시 선창(仙倉)과 구룡산(九龍山)도 일제 강점기 이전 지명인 선창(船倉), 귀룡산(歸龍山)으로 변경을 검토했으나, 그대로 두기로 했다. 사천시는 일본식 지명으로의심되는 봉대산(峰臺山)을 지난해 원래 명칭인 안점산(鞍岾山)으로 변경한 바 있다.

사천시에서는 향토사학자 자문과 주민 의견 수렴 결과, 해당 지명의 일본식 의심사항이 없고, 지역주민들이 명칭 변경을 원치 않아 지명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주용 사천시 토지관리과 공간정보팀장은 “지역주민들에게 구룡산, 선창 명칭에 관한 물었으나, 일제시대 이전에도 해당 명칭을 사용했다는 의견을 들었다. 이에 사천시 지명위원회 안건으로 넣지 않았다”며 “사천문화원에도 향토사와 지명 관련 자문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 경남도내에서는 진주시 영천강·정촌, 거제시 옥녀봉, 양산시 소석, 창녕군 현창, 고성군 신촌, 함양군 기백산 등 9건의 지명도 명칭 변경 대상으로 고려됐으나, 심의 과정에서 빠졌다.

한편, 경남도는 일본식 이름으로 되어 있는 공적장부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창씨개명 등을 제외한 일본인 재산으로 의심되는 부동산은 조달청으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도는 행정기관이 관리하고 있는 토지대장,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 등 공적장부에 일본식 이름으로 되어 있는 재산(토지 1만4755건 건축물 2051건)을 정비하기 위해 한자로 기재된 옛날 대장과 등기부상의 소유권 연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창씨개명된 한국인 명의재산과 공공재산, 공부정리가 잘못된 건을 제외한 실제 일본인 명의 의심 재산은 6830건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토지가 6420건, 건축물은 410건으로 집계됐다. 사천시의 경우 토지 115건(115필지), 건물 25건이 조사대상이었으나, 공적장부 조사 결과 창씨개명 한국인 재산을 뺀 토지 108건(108필지), 건물 9건이 일본인 부동산 재산으로 의심되고 있다.   

일본인 명의 의심 재산을 시군별로 살펴보면 의령군이 1190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합천군 1130건, 통영시 809건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적은 시군은 거제시 1건, 산청군 21건, 양산시 22건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통해 확인된 일본인 명의 의심 재산은 조달청으로 이관되어 심층조사를 거쳐 최종 일본명의 재산으로 확인되면 국유화 절차를 거쳐 국고로 귀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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