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장자번덕 사천여성연극교실 작품발표회 열어
3개월 간 연습 끝에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공연
연극교실 참가자들 끼와 재능 펼쳐…관객 박수갈채

▲ 사천여성연극교실 참가자들이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극단 장자번덕 사천여성연극교실 작품 발표회를 겸한 연극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지난 8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사천시문화예술회관 소연공장 무대에 올랐다. 사천 거주 30~40대 평범한 여성 6명은 지난 3개월간 연습 끝에 첫 연극 무대에 섰다.

연극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인기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연극은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세모녀의 모습을 각자의 시각에서 조명한 작품이다.

연극은 이혼 후 두 딸을 키우며 대학교수로 자아를 성취해가는 정희, 화가이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경숙, 결혼 전의 꿈을 접고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는 상미, 애인과 친구에게서 받은 상처를 간직한 채 자의식이 강한 방송작가가 된 영건, 따뜻한 심성을 갖고 있지만 단순한 감각에 사로잡힌 영채, 이 다섯 명의 여성을 통해 이 시대, 이 땅의 여성들에게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생애 첫 무대였으나 배우들은 침착하게 각자의 연기를 소화했다. 드라마가 방영됐던 1990년과는 27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여성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연극은 결혼과 이혼, 육아, 경력단절, 유리천장 등 지금도 숱하게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진지하게 성찰했다. 그래서일까 관객과 배우 모두 쉽게 자신의 상황을 반추하며 연극에 몰입했다. 약 55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이웃과 가족의 연기를 보러온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번 여성연극교실에서 연출을 맡았던 극단 장자번덕 이수정 씨는 “연극교실을 시작하면서 여러 작품을 물망에 올렸는데 참여하는 분들이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도 모두 자기의 이야기 같고 우리네 어머니 모습 같다고 하더라”며 “내 맘대로 되지 않은 인생, 굴곡진 삶을 사는 이 땅의 여성들 이야기에 쉽게 공감했다. 3개월간 연극교실 참가자들이 잘 따라 주었고 멋지게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극 중 정희 역을 맡았던 이주화(49)씨는 “새로운 인생을 경험했다. 연극교실 약 석 달 동안 나를 찾아가는 짧은 여행을 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며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다. 우리네 인생도 한편의 연극이질 않을까.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건 역을 맡았던 우선아(35)씨는 “처음 무대에 서는 연극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잘 마친 것 같다. 영건 역을 해보면서 제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역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관객은 “연극 제목처럼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진 못했지만 우리네 이웃과 가족이 어떻게 사는지는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극교실은 2017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주민들의 공연예술 이해를 높이는 한편, 창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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