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재매각 불투명에 2차 희망퇴직 계획
수주잔량 10척…10월 사천조선소 일감 없어
사천시, 조선산업 위기극복 대책본부 발족

SPP조선 직원 180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전체 인력의 31%다.

SPP조선은 이달 초 본사 임직원 58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00명이 넘는 직원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SM(삼라마이더스)그룹에 매각이 무산된 이후 채권단과 회사는 희망퇴직에 합의했다. 회사는 희망퇴직자에게 퇴직위로금으로 평균 18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했다. 

SPP조선의 현재 수주잔량은 10척이다. 10월에는 사천조선소의 도크가 비고 일감이 사라진다. 사천에서 건조한 배들은 통영으로 옮겨지고 마무리 작업은 내년 3월이면 끝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연말까지 2차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인원은 150명 정도로 예상된다.

배승만 SPP조선 대표이사는 “수주물량이 없고 일감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많은 인력을 가져갈 수는 없다”며 “회사의 생존을 위해 내년 3월까지 250명 정도의 최소한의 인력으로 가자는데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 SPP조선 한 직원이 작업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2000여 명에 이르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실직이다. 회사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8월말이 되면 직원들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선업체 위기에 따른 지역경제의 타격이 거제에 이어 사천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단은 여전히 SPP조선의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인수할 만한 기업이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정부는 조선협회 주관으로 국내 조선산업에 대한 컨설팅을 8월까지 진행해 산업재편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PP조선의 재매각 추진 여부는 이 컨설팅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사천시는 SPP조선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조선산업 위기극복 종합대책본부’를 발족했다.

시는 22일 시청 회의실에서 대책본부 발족식을 열고 SPP조선(주) 실직자를 위한 지원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고용지원 시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책본부는 송도근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고용재정지원팀(고용노동부진주지청장, 상공회의소 소장, SPP대표 등)과 홍보지원팀(시 공보감사담당관), 일반행정지원팀(사천경찰서장, 시 행정국장·기획예산담당관) 등 3개 팀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대책본부는 SPP조선을 비롯한 조선협력업체 근로자의 일자리 제공을 위한 역할을 맡는다.
우선 사천시는 관내 500여개 기업체 가운데 50명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44개 업체에 SPP조선 실직자 고용을 장려하는 목적으로 시장 명의의 ‘1업체 1명 더 고용하기’ 서한문을 발송했다.

시는 서한문에서 “이번에 SPP를 퇴사하게 되는 200여 명의 근로자들은 대부분 30대로 기업체에 꼭 필요한 청년”이라며 “1업체에서 1명 더 고용해 주시면 지역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채용을 요청했다. 

또 시는 시청 투자유치과에 실직자 고용지원센터(831-3081)를 마련해 운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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