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삼천포 앞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천세계타악축제를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사천시의회가 임시회를 열어 지난해 연말 깎았던 관련 예산을 상당부분 살렸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30일 열린 제6대 의회의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에서 2014년도 사천시 추경예산안을 통과시키며 타악축제 예산 5억 원도 함께 마련했다. 시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1억 원을 줄였으므로, 축제를 맡을 사천문화재단은 그 만큼 알뜰한 살림을 살아야 할 형편이다.

타악축제 예산 복원으로 사천시와 사천문화재단은 한숨을 돌리게 됐고 사천시의회도 ‘사천의 대표 축제를 문 닫게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과정에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있었음이다. 과정이 쉽지 않았던 만큼 타악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을 터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지난해 연말 사천시예산안을 검토할 당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얼핏 눈에 띄는 것으로는 ‘사천세계타악축제의 가치와 발전방향’을 주제로 지난 2월 26일 가졌던 토론회다. 그러나 이 토론회에서 주로 나왔던 이야기는 구체적 대안 제시보다 포괄적 선언 수준이었다.

오히려 축제가 폐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담스런 대목이 강조됐음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추경예산안을 다뤘던 제177회 임시회 전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이 정도 사안이면 지난해말 본예산을 다룰 때 끝났어야 하는 문제 아닌가’ 하는 미련도 가져봄직하다. 축제 예산 반영이 늦어져 해마다 개최되던 8월초에 정상 개최가 어렵게 됐고, 그 과정에 의회 내부에서도 감정 대립이 컸던 만큼 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 과정을 의미 있게 해석할 수도 있다. 축제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서부터 관성에 젖은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 그리고 축제를 맡는 문화재단의 구성과 역할에 관한 대목까지 골고루 살피는 계기가 됐음이다.

이런 점이 더욱 빛을 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시와 문화재단은 어렵게 확보한 타악축제 예산이 허투루 쓰이거나 준비부족으로 축제가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6.4지방선거로 다시 구성될 제7대 사천시의회는 타악축제를 비롯한 각종 축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면 좋을지, 정체성이 모호하거나 중복되는 축제를 통합할 방안은 없는지 진지하게 따져주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