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uereinnehmer und seine Frau)1538

(Steuereinnehmer und seine Frau)1538
‘피나코테크의 그림들’은 사천 곤양고등학교 김준식 교사가 꾸미는 공간으로, 독일‘알테 피나코테크’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을 그의 문화적 감수성으로 풀어 소개한다. 14세기 이후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편집자-
도대체 저 치렁치렁한 모자는 뭐란 말인가? 전통 벨벳 모자를 변형한 틀에 장식을 달아 어지러운 느낌을 주는 저 남자의 이름은 Boisslaer라고 알려져 있다.

Boisslaer는 당시 암스테르담의 稅吏였다. 그림 제목은 “세금 징수원(Steuereinnehmer-稅吏)과 그의 아내”으로 되어 있다.

다만 동전 등이 많이 표현되어 있어 가끔 “환전상과 그의 아내”로 그림 이름이 바뀌기도 하는데 “환전상과 그의 아내”는 이 그림을 그린 작가의 스승인 마세이스의 그림이다.

이 그림은 16세기 네덜란드 메너리즘의 대표적인 화가 마리누스 반 레이메르스바엘의 1538년의 작품으로서 메너리즘이 가지고 있는 회화적인 특성(르네상스의 조화와 균형을 살짝 위반하는)이 잘 표현되고 있다.

즉, 그 시대의 가장 일반적인 회화의 소재였던 종교적 염원과 신비주의를 가볍게 벗어났고 동시에 그 당시에도 여전히 사회적으로 비난 받는 稅吏라는 특정 직업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아내가 장부에 있는 세금부과액수를 이야기하면 남편은 걷어온 세금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고 엄숙하기까지 하다.

남자의 뒤쪽에는 세금과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서류들이 걸려있다. 탁자 위에 있는 작은 상자는 당시 네덜란드에서 유통되던 여러 종류의 화폐가치를 대조할 수 있는 도구로 짐작된다.

왜냐하면 당시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프랑스의 영향 하에 있었고 특히 이베리아 반도의 리스본(포르투칼)에 그들의 중요한 무역 거점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국가의 동전들이 네덜란드에서 동시에 유통되어 그 진위와 가치를 가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레이메르스바엘은 신교도(루터파)로서 1567년 미데르브르흐 대성당의 약탈사건에 연루되어, 6년간 추방형에 처해졌다.

이 사건으로 국외를 유랑하는 동안 사망하였는데 장소와 년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의 미술에 영향을 준 사람은 뒤러와 마세이스(Quentin Massys)를 들 수 있다. 그 중에서 마세이스의 영향이 더 컸는데 이 그림도 마세이스가 그린 “환전상의 아내”와 구도와 기법이 거의 비슷하다.

피나코테크

독일의 3대 미술관이자 세계 6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알테 피나코테크는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술관이다. 유럽의 세계적인 회화들을 소유하고 있는 이 미술관은 14~18 세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보티첼 리, 다빈치, 라파엘로, 렘브란트, 루벤스 등의 작품 7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유명한 화가들 의 방을 시대별, 나라별로 잘 정리해놓았으며, 근대 회화관(노이 에 피나코테크)과 현대 회화관(모 던 피나코테크)이 나란히 있어 서양 미술사 전체를 한 장소에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피나코테크는 그리스어로 ‘그림수 집’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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