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곤양면서 멸종위기 2급 동식물 '깽깽이풀' 집단 군락 확인

사천시 곤양면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2급 동식물 '깽깽이풀'
멸종위기 2급 동식물인 ‘깽깽이풀’의 대규모 군락지가 사천에서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깽깽이풀’은 깽깽이풀 매자나무과의 여러해살이 풀로서 4~5월에 홍자색 꽃을 피우며 전국의 낮은 산 중턱에서 자란다. ‘깽이풀’, ‘황련’으로 불리기도 하며 보통 2, 3일간 꽃을 피우다 진다. 학명은 'Jeffersonia Dubia Benth'다. 세계적으로 1속 2종이 자생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매자나무과의 1종만이 전국 10여곳에서 발견된바 있다.

대규모 군락지가 발견된 곳은 사천시 곤양면 인근 야산이다. 훼손을 우려해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는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등산로 바로 인접한 곳에서 적게는 수십 개체에서 많게는 수백 개체가 발견됐다. 발견된 곳도 여러 군데다. 유심히 살펴보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깽깽이풀로 식별할 수 없어 훼손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자생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곳에서 깽깽이풀이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지난 1일 늦은 오후. 이 일대에서 깽깽이풀을 발견한 환경과생명을지키는 경남교사모임(줄여: 경남환생교) 최진태 회장 등 회원 2명과 현장을 찾았다.

등산로를 따라 1, 2분 정도 올라가서 주위를 살펴보자 자줏빛 꽃망울을 터트린 깽깽이풀이 쉽게 발견됐다. 꽃샘추위 때문인지 이미 꽃이 진 것도 있었다. 대충 어림잡아 660㎡정도 면적에서 40여 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 만 더 올라가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깽깽이풀이 발견된 것이다. 일일이 세어 보지는 못했지만 660㎡ 면적에 족히 수백 개체는 되어 보였다. 걸음을 내딛기 힘들 정도였다. 이곳을 처음 발견한 경남환생교 회원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지역에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개체수가 발견됐다.
이날 1시간 30분 정도 이 일대를 조사했는데, 여러 군데에서 깽깽이풀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이 일대에서 깽깽이풀이 넓게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경남환생교 회원들은 추측했다.

이 일대에서는 깽깽이풀 외에도 얼레지꽃, 남산 제비꽃, 현호색, 꿩의 다리, 노루귀, 산자고 등 봄에 피는 다양한 종류의 야생꽃들이 군락을 이뤄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양한 종류의 야생꽃도 발견됐다. 위쪽 시계방향으로 얼레지꽃과 애기노루귀, 쪽도리풀

깽깽이풀은 우연찮게 발견됐다. 각 지역을 돌며 야생꽃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남환생교의 회원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경남환생교 최진태 회장은 “적절한 햇빛과 그늘, 수분 등 야생꽃들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깽깽이풀 등 다양한 종류가 자생할 수 있었다”며 “이 일대는 봄꽃의 보고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경남환생교 최진태 회장이 얼레지꽃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창원대학교 생물학과 김인택 교수(경남생명의 숲 공동대표)는 “깽깽이풀이 집단적으로 군락하는 경우는 전국적으로 흔하게 볼 수 없다”면서 “충분한 보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야생꽃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사냥꾼이 많기 때문에 이 지역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어 보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경남환생교와 김 교수는 이 일대에 서식하는 깽깽이풀의 주변 환경과 분포도를 정밀 조사하기 위해 이곳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한편 깽깽이풀 등 멸종위기 2급 동식물을 채취, 훼손 또는 고사시킬 경우 야생 동. 식물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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