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과정 불거진 의원간 갈등이 아직도.. 후반기 첫 임시회 시작도 못해
시 집행부 “예산철 다가오는데 걱정”... 11월 중순 임시회 개원 여부 주목

▲ 사천시의회가 지난 7월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의원 간 갈등으로 수 개월간 의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2일 의회운영위원회가 다시 소집될 예정이지만, 아직 개원 여부는 미지수다.
시정을 견제·감시하고 민의를 대변해야할 사천시의회가 지난 7월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의원 간 갈등으로 수 개월간 의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직무유기와 세비낭비 등 지역사회 안팎의 질타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1월께 정상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소속+통합진보당 연대로 의장단, 상임위 석권... 새누리+민주 반발?

사건의 발단은 총선을 앞두고 확 달라진 여소야대 국면. 지난 4.11총선 직전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방호 후보를 따라 비례대표 1명(조성자)을 제외한 새누리당 시의원 5명(최동식 김국연 최갑현 강태석 박종권)이 집당탈당하고, 무소속이던 이삼수, 한대식 의원이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여야구도가 바뀌게 됐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새누리당 이삼수, 한대식, 조성자 의원과 민주통합당 조익래, 무소속 최수근 의원이 선거연대로 결집하는 한편, 새누리당 탈당파 무소속 5명과 통합진보당 2명이 선거연대해 7대5 구도가 만들어졌다.

과반을 넘긴 여소야대 구도로 인해 경남 도내 유일의 무소속 의장으로 최갑현 의장이, 무소속 강태석 의원이 부의장으로 당선됐다.

이어 통합진보당 최용석 의원이 산업건설위원장을 연임하게 됐고, 통합진보당 여명순 의원이 의회 운영위원장을, 무소속 박종권 의원이 총무위원장을 맡아, 의장단과 상임위워장 모두 무소속과 통합진보당이 석권하는 특이한 사례를 낳게 됐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모두 무소속과 통합진보당이 석권하자,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반대진영에서는 이에 반발해 의회운영위원회에 불참, 회기 결정 등을 보이콧하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연대 측에서는 '무소속과 통합진보당이 과반을 넘긴 힘으로 소수에 대한 배려없이 일방적으로 의회를 운영하려 한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왔다.

반면, 통합진보당과 무소속 연대로 구성된 현 의회 집행부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선출된 위원장들을 사퇴할 이유가 없다'며 '의회에 등원해 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자'고 맞서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다수당 시절처럼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의회 운영위원회는 의회 회기 결정이나 연석회의 일정과 안건 등 의회 운영 전반에 대한 결정을 하는 상임위다. 평소에는 그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았으나 의회운영위가 보이콧되자 10월말 현재까지 의회가 열리지 않는 상황이 빚어진 것.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이 무소속과 통합진보당이 석권함에 따라, 보직이 없는 의원들이 운영위에 몰리게 됐다. 현재 제6대 시의회 하반기 의회운영위는 통합진보당 여명순 위원장 외에 새누리당 3명, 민주통합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예산철 다가오는데.. 시집행부 ‘시민들이 걱정한다’

그동안 수차례 의회운영위를 열어 회기를 결정하려 시도했으나, 의원간 갈등으로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의장단에서도 물밑 접촉을 통해 의원간 갈등을 풀기 위해 노력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의회가 수개월째 개점 휴업상태에 들어가자, 사천시 집행부에서도 내년도 예산 문제 등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각종 조례안, 동의안, 공유재산관리계획 등 의회가 처리해야할 안건들이 쌓이고 있는 상태다.

사천시 고병호 기획감사담당관은 "11월에는 내년도 주요업무계획 등을 보고하고, 12월에는 정례회가 열려 내년도 당초 예산심의를 해야할텐데 안팎으로 걱정이 많다"며 "시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루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월 시의회 정상화될까.. 의원 발의 카드도

개점휴업이 예상외로 길어지는 것과 관련해, 현재 시의원들 역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께 비공개 전체 시의원 간담회를 열어 19일이었던 의회 운영위원회를 22일로 연기하고 전체적인 의견조율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여론의 압박 등으로 의회 개원의 필요성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22일 오전 의회운영위에서 회기를 결정할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지난 18일 간담회 직후 최갑현 의장은 "의원 개개인의 생각에 달려있지만, 의회 개원에는 대부분 원론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라며 "의회를 정상 개원해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시의원들이 의회 개원에 합의한다고 해도 11월 중순께 임시회를 열 수 있는 상황이다. 의회사무국에 따르면, 빨라야 11월 13일부터 열흘정도 열 수 있을 것으로 밝히고 있다.

시의회가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본연의 업무로 복귀하라는 지역 사회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의회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22일 의회 운영위서 의회 일정 결정이 미뤄질 경우, 시의원 발의로 본회의 소집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로선 의원 3명이 서명할 경우 본회의를 열어 회기를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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