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농촌, 그리고 농촌고등학교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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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농촌, 그리고 농촌고등학교의 풍경
  • 현현적적 시민기자
  • 승인 2012.10.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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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인구 감소 가속화..근원적인 대책과 실행 절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존재 이유가 없다. 아니 존재할 수도 없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농촌고등학교의 입학 정원이 줄고 있다. 최근에는 체감비율이 늘어 이제는 학급 자체가 줄어드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급당 정원을 꾸준하게 줄여 왔음에도 그 인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현실을 놓고 볼 때 이제 이 문제는 학급 정원 조절로 풀릴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많은 의제와 담론
교육계 외곽에서 생성된 의제와 담론들이 교육현장에 파급되고 그 반향을 다시 외곽에서 증폭시켜 그것이 교육현장에서 실제로 중요한 문제처럼 인식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 구조 속에 있는 현장교사들이 실제 고민해야 할 문제는 그러한 의제와 담론 중에서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교육현장의 문제가 외부에서 기형적으로 증폭되어 버리는 가장 큰 원인은 언론의 기형적 보도태도이다. 언론의 파급효과를 감안한다면 교육현장의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되는데 최근의 언론의 모습은 그렇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흔히 말하는 침소봉대식의 선정적 보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폭력이고 그 대책이다. 2012년 상반기는 가히 학교폭력의 “폭력적 행태”가 학교현장을 뒤집어 놓은 시기였다.
 
필자의 좁은 생각으로는 2012년 지금, 언론에서 이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농촌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의 생존문제이다. 더 나아가 농촌사회 전체의 생존문제이고 좀 더 거시적으로 보자면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불균형의 문제일 것이다. 어찌하여 유독 이 문제만은 언론의 관심에서 제외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기야 대한민국 5천만 중 농촌 인구는 이제 11%를 넘지 못하니 언론 혹은 자본의 특성상 이 문제는 어쩌면 영영 세상의 관심 밖으로 밀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 학생이 점점 줄어 존립까지 위협 받는 농촌고등학교의 현실. 과연 그 학교에만 짐 지워진 일일까? 사진은 사천의 한 고등학교 전경.
다시 농촌고등학교의 문제
현재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시 지역 외곽에 위치하는 면 소재지 농촌 학교이다. 우리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거주지는 본교 주위의 3개면 지역이고 면지역 마다 한 개의 중학교가 있다. 그 3개 중학교에 2011년 현재 3학년 재학생 숫자는 Y중 40명(본교 소재 면지역 위치), M중 9명, S중 38명이다. 전체 86명인데 이 중에서 2013년 본교에 진학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한 학생이 2012년 6월 현재 20여명에 불과하다. 실제로 2012년 본교 1학년 재학생은 43명인데 2011년 Y, M, S중학교 전체 3학년 숫자는 74명 중 36명이 본교로 진학했고 5명은 삼천포 시내에서 영입(?)되었으며 나머지 2명은 사천시내 중학교에서 영입되었다. 그렇게 우리학교로 진학한 삼천포 사천지역 학생은 현재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고 그 영향은 아마도 올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년도 

전체 학생 수
1학년 학생 수
2009
133
42(2학급)
2010
139
54(2학급)
2011
113
26(1학급)
2012
115
43(2학급)
표 1) 본교 연도별 1학년 학생의 수. 2011년에 급감했다.
 
농촌에 살고 있는 중3 학부모는 아이가 최소한의 가능성만 있으면 시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시킨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시 지역 학교에 다니면 좀 더 공부를 잘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본교보다는 시 지역 학교가 더 좋을 것이라는 다분히 심리적 이유가 크다. 더불어 현행 고교 입시제도가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만 결정되기 때문에 학생 수가 매우 적은 농촌 중학교 내신 성적은 상대적으로 시 지역의 내신 성적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시 지역 고교 합격가능선인 전체 72%(2010년 기준)를 초과하지 않으면 일단 시 지역 학교로 진학시키고 보는 실정이다.
 
2013년 86명의 중 3학생 중 본교에 지원의사를 밝힌 20여명은 2012년 기준으로 내신등급 72%를 초과하는 학생들일 가능성이 많다. 72%를 초과한다는 말은 100명 기준으로 72등이 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력수준이 낮다. 따라서 수학, 영어의 기초가 없고 어떤 경우에는 한글 해독만 겨우 되는 학생도 입학한다. 이 학생들을 이끌고 3년을 보낸 후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러나 학부모, 교육청, 지역주민, 외부 인사들은 입학자원과 관계없이 대학입시의 결과만을 본다. 위에서 말한 이런 학생으로 시작한 본교는 당연히 해마다 대학진학, 그것도 좋은 대학 진학 실적이 떨어지게 되고 도교육청이나 관계기관에서 시행하는 학교의 평가는 좋아지지 않는다. 결과 지상주의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시작점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몰라주는 아쉬움도 분명히 본교 교사들에게는 있다.
 
현실과 이상
이런 본교의 상황과 지금의 교육적 의제와 담론들을 견주어 보면 현장 교사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매우 크다. 농촌의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늘어나는 것은 노인인구 뿐이다.(표 2 참조) 통계도 그렇지만 체감은 더욱 절실하다. 본교가 소재하고 있는 면 지역만 하더라도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이다. 고등학생을 둔 부모의 연령대는 최대한 50대 중반 이전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미 고등학생을 둔 부모들은 농촌을 떠나버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공립학교는 교사들이 5년의 기한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5년 뒤 도시학교로 전출되면 농촌 상황은 또 남의 일이 된다. 하지만 그러한 교사들의 관심의 유무와 관계없이 농촌의 인구는 줄고 그 농촌 학교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게 될 것이다.
 

년도 

전체인구
65세 이상
2005
111,930
15,270
2006
113,232
15,851
2007
113,716
16,528
2008
114,482
16,950
2009
114,554
17,437
표 2) 최근 5년간 본교 소재 면지역 인구의 추이(노인인구 증가)
(사천시 통계표 참조)
 
농촌고등학교의 생존전략
우리 지역 농촌고등학교 중 사립 고등학교인 S고등학교는 몇 년 전부터 재단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여 2011년 대학입시에서 흔히 말하는 서울의 명문대학에 서너 명을 입학시켰다. 그 투자는 학생장학금이었고 농촌에 살면서 형편이 어려워 시 지역으로 나가 공부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이 장학금은 지급되었다. 장학금을 받은 그 학생들은 열심히 3년을 보낸 결과 그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학교, 역시 사립 고등학교인 Y고등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정한 기숙형 고교에 선정되어 2011학년도 입학생부터는 기숙사 생활이 가능해지는 만큼 농촌고등학교의 원거리 통학문제와 학습효율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두 학교는 2011년 신입생 전형결과 탈락자가 생기고 성적 또한 시 지역의 입학생과 비교해서 크게 뒤지지 않았다. 그러면 이러한 고등학교의 노력이 우리 지역, 넓게는 농촌 지역 전체 농촌고등학교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가의 문제인데 그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비관적이다. 먼저 공립 고등학교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위 사립 고등학교처럼 투자의 규모가 크지 않고 또한 매우 일률적이다. 전체 고등학교와 차등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예산의 규모와 적정성이 수반되는 문제인데 일부 학교(농촌고등학교)에만 편중되게 예산을 집행할 수는 없다. 예산 집행의 평등성 또한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위 두 사립 고등학교의 시도는 다른 공․ 사립학교의 운영에 중요한 자극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학생 유치 활동이 양적인 것에서 질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 예이다. 이런 노력들은 농촌의 현실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야 되는 농촌고등학교의 새로운 생존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관적 미래
몇 몇 학교의 노력으로 학생들의 수급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될지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이내에 이 문제는 몇 몇 학교의 노력으로만 해결 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을 현재 초등학교 학생 수를 통해 할 수 있다.(표 3 참조) 2012년 이후에는 M초등과 W초등은 통폐합될 것이라고 한다.
 

학교 

6학년 학생 수
1학년 학생 수
전체 학생 수
Y 초등
39
15
143
M 초등
7
4
23
W 초등
10
10
52
S 초등
23
14
103
82
39
321
표 3)2012년 현재 관내 초등학교 학생 수(6학년과 1학년)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고등학생으로 되는데 9년이 걸린다. 9년 후면 위 표에서 보는 것처럼 초등학교 1학년 학생 39명 중 일부는 시 지역으로 진학하고 산술적으로 농촌에 남는 학생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현재의 상황이라면 유입인구가 있을 리 없고 농촌인구 유입을 일으킬 아무런 매력적인 조건도 농촌에는 없다. 따라서 농촌인구의 감소는 점차적으로 가속화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다면 현재 농촌에 대한 정부 또는 정책입안자들의 인식전환이 절실하다. 농촌을 살리는 것이야 말로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이다. 특정 산업 중심의 정부정책과 지나친 무역 및 금융 중심 산업구조에서 초래된 농촌의 풍경에 대해서는 재론할 필요가 없다. 정부의 잘못된 농업정책이 가져오는 농촌의 피폐함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농촌은 이 땅 모든 사람의 생명의 원천이다. 농촌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도시가 있을 수 없고 또 농촌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경제도 없다. 현재의 농촌 사정이라면 짧게는 일이십년 길게는 사오십년 후에는 농촌은 아무도 살지 않는 땅이 되고 말 것이다. 농촌의 몰락은 곧 도시의 몰락이고 동시에 경제구조의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농촌, 농촌학교를 살려야 되는 것이다. 농촌을 살리는 길은 농촌학교를 살리는 길이요, 농촌학교를 살리면 역시 농촌도 건재하게 될 것이다. 근원적인 농촌대책과 실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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