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시장-강 의원 미묘한 입장차, 시의회는 삼천포vs사천 갈등심화
9일 정만규 사천시장이 강기갑 국회의원을 초청해 항공산단과 도민체전 등 주요 현안을 설명하며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항공산단 예정지 일부 향촌 이전’, ‘경남도체 주경기장 삼천포공설운동장 지정’ 등이 자신의 의지보다는 “상황 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민들이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강기갑 국회의원은 개별 문제에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이번 일로 지역 간 골이 깊어진다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런 잡음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일 처리 과정이 더 투명해야 한다”라고 말해, 사천시에도 원인제공의 책임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겉으론 두 사람 모두 “지역 간 갈등이 더 심해져선 안 된다”며, 갈등해소를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지만, 실제로 이 같은 다짐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의문인 셈이다.
즉 삼천포지역 출신 의원들은 현재 사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삼천포공설운동장 리모델링 후 주경기장 사용’ 제안에 적극 동의하는 반면 사천지역 출신 의원들은 회의적인 모습이었다. 이들은 지역 갈등이 촉발된 상황에서 2013년 도민체전 유치를 서두르기보다 화합하고 설득하는 시간을 가진 뒤 진행하는 것이 더 낫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에 대해 삼천포출신 의원들은 “지역민 설득작업은 시의원들이 해줘야 한다”며 압박하면서, ‘2013년 도민체전 개최 촉구 건의안’을 사천시의회 이름으로 결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삼천포지역 출신 의원들은 비교적 동의했지만 사천지역 출신 의원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시의회에서부터 두 지역 간 인식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항공산단과 도민체전 문제로 삼천포와 사천 두 지역에 일기 시작한 미묘한 지역갈등 조짐. 사천시 행정과 의회가 지혜를 발휘해 풀어나갈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