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읍지역에 55곳 있지만 형식적 운영.. 추가 지정 관리 필요

▲ 사천시 관내 비상대피시설은 55곳이다. 하지만 이를 아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 사진은 15일 민방위 특별훈련 당시 사천도서관.
15일 오후2시 전국에서 민방공 특별훈련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런데 실제상황을 가장한 대피훈련에 적극 참여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천시 재난안전관리과 관계자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훈련에 동참해줬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상대피시설로 지정돼 있는 사천읍 사천도서관의 경우 공습경보가 발령되자 도서관 이용객 수 십 명이 지하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이는 도서관 직원의 사전 안내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바깥 상황은 달랐다. 특별훈련과 무관하게 제 볼 일 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심지어 차량통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텅 빈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도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었다는 점이다. 사천도서관 주변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A씨의 경우 도서관이 비상대피시설로 지정돼 있는 줄 모르고 있었다.

▲ 공습경보가 내려진 가운데서도 일부 시민들은 평소처럼 거리를 걷고 있다. 사천도서관 앞.
또 물건을 사러온 30대 주부도 자신의 집 근처에 어떤 대피시설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같은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한 주부는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대피시설로 피하라고는 하는데, 어디가 대피시설인지 알아야 피하든지 말든지 하죠”라며 대피시설이 어디 있는지 되묻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천지역에 비상대피시설은 어디에 얼마나 있을까?

사천시 재난안전관리과에 따르면, 공식 지정된 비상대피시설은 55곳이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사천읍에 8곳, 정동면에 4곳, 그리고 나머지 43곳은 모두 옛 삼천포지역인 동지역에 있다. 비교적 인구가 밀집된 곳에만 있는 셈이다.

비상대피소 가운데 공공건물은 6곳, 나머지는 민간시설이다. 구체적인 건물 명칭은 <표 : 사천시 민방위 비상대피시설 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 사천시 민방위 비상대피시설 현황 표. 민간시설이 49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2000년대 들어 준공한 건물은 단 2곳에 불과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대피시설이 대체로 오래된 건물이란 점이다. 이는 그동안 대피시설 지정과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뜻한다. 그 결과 2000년대 이후 새로 지어진 대형 건축물은 대피소에서 대부분 빠져 있다. 신규 지정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지정 대피소 중 2000년대 이후에 준공한 건물은 남양동 신우심포니아파트(2000년)와 삼천포장례식장(2006년) 단 두 곳이다.

▲ 비상대피시설임을 알리는 표지판
이와 관련해 재난안전관리과 관계자는 “실제 대피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향후 대피소 추가 지정과 관리지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이번 민방공훈련과 관련해 ‘전시 국민행동 요령’을 발표하면서 비상대피소를 ‘생명을 지키는 시설’로 표현했다. 비상대피소의 중요성을 함축한 표현이다.

그렇다면 사천시는 사천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비상대피시설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 걸까. 지금이라도 관내 비상대피시설의 관리와 지정 그리고 대 시민 홍보에 힘을 더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시민들 역시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 주위에 어떤 비상대피시설이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그 대책을 사천시에 요구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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