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스 팀 곡예비행 ‘첫날 하루만’ 실망...비 때문에 날지 못한 플라잉카
산업박람회로 발전 가능성 모색.. 날씨 따라 기복 심한 축제운영 어쩌나

지난 24일 사흘간 일정을 마치고 막 내린 제6회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에 대한 시민·관광객들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사천을 대표하는 항공우주산업의 특징을 잘 살린 축제라는 평과 함께, 기대에 못 미친 일부 진행, 소음, 교통 문제 등을 지적한 평이 많았다.

무엇보다 하루만 곡예비행하고 영암으로 떠난 블랙이글스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았다. 22일과 23일 관객이 몰렸던 것에 비해 24일 우천 등으로 행사가 대폭 축소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폐막했다. 

#다양한 비행은 '찬사'..블랙이글스 '딸랑 하루만 비행?'

이번 엑스포에서 에어쇼, 무한레이싱 등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으나, 블랙이글스팀은 첫날만 곡예비행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행사 마지막날에는 우천관계로 비행 행사가 모두 취소돼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이번 엑스포는 지난해 신종플루의 여파로 못열린 탓에 시민들의 기대감이 컸다. 세계 탑클래스 비행사로 알려진 율기스가이리스의 곡예비행,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비행기가 속도 경쟁을 벌인 무한레이싱,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 헬기 등의 에어쇼 는 관객의 이목을 크게 끌었다.

공군 특수부대팀인 블랙 이글스의 화려한 곡예비행은 첫날 격찬을 받았다. 블랙이글스팀은 사천지역을 대표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에서 만든 T-50을 타고 고난이도 비행을 선보여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화려한 공연을 만날 수 있었던 사람은 첫날 관객뿐이었다.

엑스포 백일장 심사위원으로 나선 윤향숙 씨는 "블랙이글스팀이 T-50이 화려하게 하늘을 수놓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김영현(6살) 어린이도 "아빠가 만든 비행기 좋아요. 너무 멋져요"라며 방긋 웃었다. 하영진(사천시 사천읍) 씨는 "해마다 발전하는 모습이다. 전국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엑스포 이틀째인 23일 사천비행장을 찾은 관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주최 측은 이번 엑스포에 블랙이글스팀의 화려한 비행을 선보인다는 것을 알렸을 뿐, 첫날만 곡예비행을 선보인다는 것을 공지하지 않았다.

23일 오후 만난 한국항공소년단 대구경북 연맹 관계자는 "여러 곳의 에어쇼 다녀봤지만 사천의 행사는 너무 단출한 느낌이다. 비행기 한대씩 혼자 곡예비행을 하는 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람들은 화려함을 원하는데 블랙이글스가 빠져 아이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용(사천시 사남면)씨는 "22일도 기상 때문에 블랙이글스팀이 제한된 기동을 선보여 화려함이 덜 했는데, 23일과 24일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근처 있던 군인에게 물어보니 영암으로 떠났다고 하더라. 주최 측의 준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앙꼬 없는 찐빵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엑스포 추진위 관계자는 "수차례 간곡히 공군에 협조 요청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아무리 항공우주엑스포가 경남 행사고, 영암서 열린 F1이 국가행사라고는 하나 정체성은 우리가 있는데, 공군의 결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산업박람회 첫걸음 '의미'.. 교통불편·쉼터 부족·소음 여전히 '문제'

이번 행사에는 산학홍보관, 채용박람회, 심포지엄 등이 눈길을 끌었다.
국제항공우주기술 심포지엄, 경남항공우주산업발전전략심포지엄, 채용박람회, 경상대학교와 한국폴리텍항공대학, 한국항공우주산업, 두원중공업 등 산·학 홍보관 운영 등은 볼거리 위주에서 벗어나 지역경제활성화에 이바지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우주왕복선, 무중력체험 등 우주과학 체험과 비행시뮬레이션 등 항공체험과 물로켓 발사와 모형항공기 조립 등의 체험행사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축제의 의미를 살렸다.

신수용(창원) 씨도 "새로운 경험이고 아이들 보여주려 왔는데 부모가 더 즐겁더라.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22일과 23일 많은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탓에 식당과 쉼터가 부족해 큰 불편을 겪었다.

안동에서 사천을 방문한 70대 노부부는 "어디를 가나 땡볕이어서 어디 쉴 때가 없더라. 사람 구경은 좋은데 나이든 사람도 배려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차명진(창원) 씨는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데 식당은 적고, 협소하고, 일단 비싸다. 음식도 그다지 사천의 특색 있는 것을 파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에어쇼가 끝나자 수많은 인파가 출구를 향하자 혼잡이 빚어졌다. 축제현장이 공군부대라는 특성상 일반 승용차의 출입을 제한하고 셔틀버스를 활용토록 했으나 배차에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

행사 이틀째인 23일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쉼터, 식당 부족, 교통불편 등이 지적됐다.
한꺼번에 행사장을 빠져 나오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수 십 분 동안 줄을 기다리면서 노인과 어린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 오후 4시가 되면 차량통행을 제한하고, 오후 5시에 문을 닫는 등 행사가 낮에만 진행되는 점도 큰 아쉬움을 남겼다. 낮에만 열리는 행사여서 사천시 전체적으로 보면 축제 분위기에 들썩이진 않았다.

일부 자원봉사자의 교육 부족도 지적됐다. 한 관광객은 "아는 친구가 출전해 모형항공기 대회장을 물었는데 교통안내에 있던 자원봉사자가 위치를 모르더라"며 "자원봉사자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축제를 제대로 한다고 할 수 있냐"고 말했다.

소음은 매년 지적되는 문제다. 마 모(사천시 사남면)씨는 "주말이라 쉬고 싶었는데 비행기 저공비행 때문에 생긴 굉음에 잠을 못 잤다"며 "24일 기상 악화로 에어쇼가 전면 취소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에어쇼를 하는 비행기가 저공비행을 하면서 내는 소음은 인근 주민들에게는 큰 스트레스였던 것.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만 오면 왜소해지는 항공엑스포?
날지 못한 플라잉카..일찍 떠난 이세창, 낮부터 무대철수는 '글쎄'

행사 마지막날 비 때문에 플라잉카 경연대회가 비행없이 주행 테스트만 진주실내체육관서 열려 아쉬움을 남겼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24일 궂은 날씨 탓에 모든 비행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에어쇼는 물론이고 이번 축제 최대 이벤트로 열린 무한레이싱 역시 열리지 못했다. 또 날씨 탓에 신비차 경연대회는 사천비행장이 아닌 진주실내체육관서 주행평가만 진행됐다.

항공이라는 특색을 강조한 엑스포가 날씨 때문에 곤혹을 치른 것.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축제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폭 축소된 행사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아름(진주) 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왔는데 비온다고 낮부터 무대를 철수하는 모습에 실망했다"며 "이세창 씨 사인라도 받으려 하니, 벌써 떠났다고 들었다. 프로답지 못한 모습 실망"이라고 말했다.

우천을 대비한 다양한 컨텐츠 개발이나 시민들의 불편을 줄일 있는 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