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남일대해수욕장 개장.. "경치도 빼어나 수질도 빼어나"

6일, 경남 사천 남일대해수욕장이 문을 열었다. 평일에도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이 눈에 띈다. 올 여름 피서는 '남녘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이곳 남일대해수욕장이 어떨까.
뜨거운 여름, 바다의 계절이 돌아왔다. 경남 사천에서는 6일 남일대해수욕장이 문을 열었다. 경남의 해수욕장 가운데서는 가장 빠른 셈이다.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들렀다가 “남녘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라는 뜻으로 ‘남일대(南一臺)’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남일대해수욕장. 조개껍질로 이뤄진 남일대 모래에 찜질을 하면 묵은 병이 낫는다고 하여,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이다.

세월이 흘러 대규모 화력발전소에 크고 작은 조선소가 들어서고, 생활하수도 늘어나 한 때 수질이 나빠지기도 했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벚나무가 만들어 주던 풍경과 그늘, 그리고 그 아래서 누렸던 멋과 여유가 사라진 것도 아쉽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 덕분인지 바닷물이 꽤 맑아졌다. 올해도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실시한 수질검사에서 경남의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깨끗한 곳 중 하나임이 드러났다.

멀리 코끼리바위가 보인다. 뙤약볕에서 웃통을 벗고 달리는 젊은이들이 있어 '빼어난 경치'가 더 빛난다.
연륜이 묻어나던 숲 자리에는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서 남일대를 찾는 피서객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실제로 6일, 이 호텔에 확인해보니 7월 셋째 주부터 8월 중순까지는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예약이 꽉 찼다.

반면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해왔던 소규모 상인들은 불안이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해마다 남일대를 찾는 피서객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찾아온 손님도 밤이면 숙소를 찾아 떠나거나 인근 호텔을 이용해버리니, 수입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건축행위제한 강화로 옛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으니 민박을 원하는 사람도 드물다. 그래서 속이 쓰리다.

그럼에도 남일대해수욕장이 문을 여는 날, 상인들은 마음 속 작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는 사람들이 좀 찾아오지 않겠습니꺼?”

해변과 바다 위에서 구조대원들이 눈을 부릅뜨고 피서객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올해 초부터 가게 하나를 임대해 영업 중이라는 설동진(39) 씨의 얘기다. 뿐만 아니라 20년, 35년 되었다는 인근 상인들도 겉으론 푸념이 많았지만 설 씨와 같은 기대를 품고 있음을 새새 내비쳤다.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뙤약볕에서 신나게 공을 차고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이런 모습을 여유 있게 즐기는 아가씨들도 있었으니..

‘더위에 지치는 사람들이여, 남일대에 몸을 한 번 맡겨 보시라. 남녘에서 제일 빼어난 경치는 그대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울지니, 그 풍경에 다시 한 번 푹 빠져 보시라.’

이날 사천소방서는 119바다구조구급대를 현장에 가동했고, 의용소방대원과 119기마대원 등 시민 41명은 119시민수상구조대를 발족시켜 활동에 들어갔다. 또 해경도 연안구조정을 바다 위에 띄운 채 경계에 들어갔다. 안전사고 대비에도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여름, 남일대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이 꽉 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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