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대의원이나 지내라” 등 막말.. 강 의원 측 차분 대응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4일 사천시 좌룡동에 있는 강기갑 의원 사무실 앞에 모여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강 의원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고엽제 전우회
4일 오전,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강기갑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고성과 함께 막말을 쏟아내고 돌아갔다.

이날 오전11시, 사천시 좌룡동에 있는 강 의원 사무실 앞에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경남지부 회원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미리 도착해 사무실 입구를 막고 있던 경찰들과 한 때 대치하기도 했으나 더 큰 마찰을 일으키진 않았다.

이들이 강 의원 사무실을 찾은 것은 천안함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이들은 준비한 보도자료에서 비록 강 의원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의원직을 사퇴하고 북한 김정일에게 찾아가서 인민대의원이나 지내도록 하라”는 등 이른 바 좌파세력을 향해 격앙된 주장을 폈다.

이후 고엽제전우회원들 가운데 대표단이 강 의원 사무실에 들어가 근무 중인 직원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최근 강 의원이 한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문제 삼으며 해명을 요구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00여 명의 병력을 강 의원 사무실 입구에 집중 배치시켰다. 고엽제 전우회

이에 강 의원 측 박동주 보좌관은 “조만간 문서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또 “의원님께서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음에도, 정부와 일부 보수단체들이 마치 북이 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을 경계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3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여당이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어뢰를 쐈을 것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천안함 사건을 북풍 선거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햇볕 정책은 정말 잘한 것이다” 등의 표현을 쓴 바 있다.

대표단이 강 의원 측과 짧은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자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엽제전우회원들은 “겨우 이거 하려고 먼 길을 왔냐”며 사무실 진입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이후 “좌파 집권 10년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됐다” “김대중 노무현이 잡아 죽일 놈인데 이미 죽고 없어 안타깝다” “고엽제전우회의 마지막 힘을 쏟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묘를)현충원에서 파내야 한다” 등등 거친 표현을 쏟아내고는 12시께 총총히 사라졌다.

 

고엽제전우회원들은 강 의원 측에 항의문을 전달하고 12시께 돌아갔다. 고엽제 전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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