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증류소주의 대표주자로 널리 알려진 안동소주를 많은 이들이 ‘앉은뱅이 술’이라고 부른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술이 맛있어서, 자꾸 마시다 보니 다리가 풀어져 못 일어선다고 하여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그런데 ‘앉은뱅이 술’로 오래전부터 불리던 술은 따로 있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서 나는 ‘한산소곡주’이다.

술을 빚던 며느리가 술이 잘 됐는지 젓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다가 너무 맛있어서 계속 먹어 버렸고, 결국 취해서 일어나지 못한 데서 붙은 이름이라 한다. 도대체 술맛이 얼마나 좋았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싶다.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붙은 유래로는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가 이 술을 한번 입에 댔다가 주야장천 마시게 되어 과거시험을 못 봤다거나, 빈집 털러 들어온 도둑이 이 술맛에 반해서 다리가 풀어지도록 마시다가 붙잡혔다는 얘기다.

그런데 요즘은 ‘앉은뱅이 술’이란 표현이 우리의 전통주에 더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 같다. 아무런 첨가물의 사용 없이 쌀과 물, 누룩으로만 빚는 술이다 보니 몸에 더 좋다는 뜻이 깔렸다. 술에 취한 듯싶어 자리에서 일어서면 술이 깨고, 다시 앉아서 마시다 취기가 돌아 집에 가려면 다시 술이 깨고. 이런 식으로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마시게 되는 술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란 얘기다.

또, ‘먼발치 술’이란 게 있다.

찹쌀로 빚는 맑은 술 청주(淸酒)는 재료가 비싸고 보관도 어려웠기에, 옛날에는 지체 높은 양반이나 맛볼 수 있는 귀한 술이었다. 서민들은 접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으로 ‘먼발치 술’이라 불렀단다.

하기야 그때는 쌀이 귀해 금주령까지 내리기도 했으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지금은 쌀이 남아도는 시대다. 오히려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술 빚기를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뉴스사천 독자님들도 건강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우리의 전통주에 많은 관심을 두길 기대한다. 갑진년 새해 청룡(靑龍)이 하늘을 오르듯이, 봄(春)에 꽃망울이 터지듯이, 힘찬 기운과 좋은 소식들로 가득하시길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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