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 인터뷰]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

“조례 평가 연구 용역 상반기 중 끝나···보고하겠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데서 가져가는 일 없어야”
“지방의회 독립성 미약’ 지적···지방의회법 제정해야”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조례 사후 입법 평가’를 끝내어 예산 낭비를 줄이겠노라 밝혔다.  뉴스사천 신년 인터뷰는 지난 2월 1일 사천시의회 의장실에서 진행했다.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조례 사후 입법 평가’를 끝내어 예산 낭비를 줄이겠노라 밝혔다.  뉴스사천 신년 인터뷰는 지난 2월 1일 사천시의회 의장실에서 진행했다. 

[뉴스사천=강무성·하병주 기자]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조례 사후 입법 평가’를 끝내어 예산 낭비를 줄이겠노라 밝혔다. 우주항공청 설립과 관련해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데서 가져가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주 여건을 제대로 개선하지 않으면 인구 유입에 실패할 수 있으며, 경제적 효과도 미미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의 독립성이 매우 미약함을 지적한 그는 올해 전국 지방의회와 연대해 ‘지방의회법’ 제정에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음은 2월 1일 사천시의회 의장실에서 나눈 윤형근 의장과의 대화다.

△사천시의회를 대표해 시민들께 새해 인사부터 해주십시오.

= 지난 한 해 우리 시의회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입법 활동과 정책 대안 발굴에 많이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2024년 갑진년 새해에도 시민의 행복을 지키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더욱더 발로 뛰겠습니다. 소통과 경청의 의회, 시민 곁의 의회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사천시민께서도 청룡의 기운을 받아 계획한 일들 다 성취하는 특별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 활동이 있다면 뭘까요?

= 제9대 사천시의회는 ‘의회다운 의회, 의원다운 의원’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초선의원 7명에, 의회의 다수당이 시장과 같은 당이라는 이유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능력이 떨어질 거라며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거든요. 그러나 의정 실무에 중점을 둔 교육과 토론을 바탕으로 어느 때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의회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핵심이 연구단체인데요.

사천시 인구문제 해결과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초선회’가 있고, 항공우주산업의 미래와 발전 방향에 관해 연구하는 ‘항공우주 속으로’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정진하겠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조례 사후 입법 평가’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두 번째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든 사천시의 조례가 주민 편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짚으려 합니다.

△‘조례 사후 입법 평가’를 조금 더 설명해 주신다면?

=조례 제정은 예산 반영을 부르기에 십상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조례에 따라 지금도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만, 요즘의 눈으로 봤을 때 ‘꼭 필요한가?’ 이런 의문이 드는 것도 있거든요. 해당 부서에서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어찌 보면 예산 낭비로 보인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이런 점을 살피는 겁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연구 용역이 끝나니까, 그쯤 되면 시민께 보고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주항공청 설립이 지역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시의회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겠죠?

= 우주항공청 특별법 국회 통과 환영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듯이, 우주항공청 개청은 사천의 발전을 위한 시작점입니다. 지난해 뉴스사천과 인터뷰에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데서 가져가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한 적이 있는데요. 사천시민들의 노력, 경남도와의 협력으로 우주항공청 사천설립이 가능해진 만큼 그 성과가 사천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도시계획, 교육환경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문제에 의회에서도 관심을 쏟겠습니다.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은 우주항공청 설립과 관련해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데서 가져가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주 여건을 제대로 개선하지 않으면 인구 유입에 실패할 수 있으며, 경제적 효과도 미미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은 우주항공청 설립과 관련해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데서 가져가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주 여건을 제대로 개선하지 않으면 인구 유입에 실패할 수 있으며, 경제적 효과도 미미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우주항공청의 임시 청사를 정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아쉬움을 많이 피력한다고 들었습니다.

= 맞습니다. 현재 과기부가 임시 청사를 정하기 위해 공모 작업에 들어간 걸로 아는데요. 검토되는 것이 대체로 민간시설이라고 합니다. 이럴 때 공공시설물을 하나 제공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죠. 미리 대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겁니다. 기존에 사용하는 건물이라도 비워서 제공하는 정성을 보여줬다면 과기부에서도 감동하지 않겠어요?

△의회의 중요한 역할이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입니다. 하지만 사천시장과 소속 정당이 같은 의원이 많아선지 날카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종종 받습니다. 이에 관해 어찌 생각하는지요?

= 그런 시각이 있는 줄 압니다만, 적어도 지난 회기에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의원들 한 분 한 분이 형식적인 심사가 아닌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건설적인 심사를 했습니다. 조례안과 예산안 심사, 행정사무 감사 등에서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강화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집행기관과 의회는 ‘시민의 행복, 사천시의 발전’을 궁극적인 목표로 바라보는 공동운명체이거든요. 견제와 감시 못지않은 건전한 협력관계도 필요합니다. 지역 발전이라는 대의적 목표 아래 협력하는 한편, 일방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정책에 대해서는 견제하고 평가하며 능동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지난해 대진산단 문제로 지역사회에 갈등이 일자 시의회가 나서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 대진산단의 용도 전환에 찬반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갈등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리 시의회는 보편과 상식에 따른 공익을 지향합니다. 한쪽의 이익을 내세우기보다 양보와 배려를 끌어내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의회는 중재자로서 창구 역할을 할 겁니다. 향후 집행기관의 행로를 예의 주시하는 한편, 집행기관이 주민들의 수렴된 의견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감시하겠습니다.

△의정 활동비 인상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그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 얼마 전 공무원 경쟁률이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봤어요. 민간기업보다 낮은 급여, 비상 근무와 각종 행사 동원 등 다른 직업보다 공무원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사명감만으로는 우수한 인재를 공직에 영입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지방의회 의원도 마찬가지예요. 지방의회에 유능한 인재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정비 현실화가 필요합니다. 이해 충돌 방지 등을 이유로 의원들은 겸업과 겸직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2003년에 의정 활동비가 처음 책정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물가 인상률도 반영되지 않고 동결되어 있으니 문제가 있지요. 의정 활동비 현실화가 충실한 의정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민들께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은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의 독립성이 매우 미약함을 지적한 그는 올해 전국 지방의회와 연대해 ‘지방의회법’ 제정에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형근 사천시의회 의장은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의 독립성이 매우 미약함을 지적한 그는 올해 전국 지방의회와 연대해 ‘지방의회법’ 제정에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끝으로 올해 시의회가 역량을 집중할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지역 현안으로 우주항공청에 관한 문제가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습니다. 또 다른 숙제로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들 수 있습니다. 국회는 국회법, 지자체는 지방자치법이 있어 예산편성권과 조직권이 독립되어 있습니다. 지난 2022년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으로 지방의회의 인사권 일부가 독립한 것도 사실인데요.

하지만 아직도 주요한 권한을 집행기관인 자치단체가 갖고 있습니다. 기초의회는 독립된 관련법이 없는 만큼 주민의 필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따릅니다. 지방의회의 위상 정립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지방의회법을 꼭 만들어야 하는데요. 전국의 지방의회와 같이 목소리를 높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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