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원장
김명욱 원장

[뉴스사천=김명욱 삼천포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소아 항생제 오남용으로 2살도 안 된 아이들 가운데 슈퍼 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 검출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청과 대한감염학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소아(15세 미만)의 항생제 사용량이 성인에 비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질병인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항생제 효과가 없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소아환자 보호자들은 흔히 의료진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한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세균이 살아남기 위해 변이를 거듭하면서, 결국 항생제 내성을 갖는 슈퍼 박테리아로 거듭난다. 슈퍼 박테리아가 퍼지면 종전에 항생제를 써서 치료할 수 있던 감염병도 더는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무리하게 독한 항생제를 써야만 해 신체적·경제적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소아들이 항생제에 더 오래, 많이 노출될수록 항생제 내성균이 증가해 치료의 실패로 이어진다. 성인과 달리 어린아이는 독성 등의 문제로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훨씬 적다. 항생제 내성균이 늘어날수록 초기 치료에 실패할 확률이 높고 이에 따라 신장 등 합병증 위험이 커지고 입원 기간이 길어져 아이들의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특별한 합병증 없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기침, 콧물, 가래만 있다면 각 증상에 맞는 ‘대증치료’를 해야 한다.

고열 감기도 유사하다. 감기 초기에는 2~3일간 고열을 동반할 수 있지만 열이 난다고 바로 항생제를 쓰지는 않는다. 다만 열이 난 후 항생제가 필요한 질환, 중이염, 요로감염, 세기관지염 등에는 때에 따라 항생제가 필요하다.

‘누런 콧물이 나면 항생제를 써야 하고 병을 빨리 낫게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보니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일이 많다. 특히 항생제가 필요 없는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항생제 내성을 막는 방법은 ‘올바른 처방과 복용’이다.

의사 선생님께 센 약 달라, 빨리 낫는 약 달라 등 과한 항생제를 요구해서도 안된다.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기 위해선 필요할 때만 항생제를 사용하고, 처방된 항생제는 반드시 처방대로 끝까지 사용해야 한다. 항생제 내성을 우려해 처방받은 양보다 적게 사용하거나, 임의 중단하면 증상은 없어지더라도 균이 몸속에 남아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현재 항생제 개발 속도는 ‘슈퍼 박테리아’의 출현 속도보다 느리다. 어릴 때부터 항생제 내성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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