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저 / 클레이하우스 / 2022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저 / 클레이하우스 / 2022

[뉴스사천=고세은 삼천포도서관 사서] 살다 보면, 인생에서 중요시하는 것들을 잊어버리고 살 때가 많다. 그게 누군가는 가족일 수도 있고, 꿈일 수도 있고, 행복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득, 잊어버린 것들이 생각났을 때 그것들을 어디에서 되찾을 수 있을까?

휴남동의 골목길에 서점이 생겼다. 서점의 사장은 영주. 서점을 개업했을 때 영주는 무슨 일을 할지 모르고, 손님을 대하는 것도 어색해 그저 시간이 흘러가도록 두었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 영주는 마음속에 비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고자 움직이기 시작한다. 직접 서점의 모든 것들을 하나둘 바꿔나가며, 책으로 사람으로 서점으로 자신의 텅 빈 곳을 채우며 조금씩 변화한다.

영주뿐 아니라 서점의 바리스타 민준, 아들이 걱정인 엄마 희주, 아무 생각 없는 희주의 아들 민철, 서점에서 뜨개질하는 정서, 커피 로스팅 업체의 대표인 지미, 자신을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승우까지. 각자의 삶에서 놓쳐버린 것들을 이들은 휴남동 서점에서 조금씩 찾아간다. 

이들에게 휴남동 서점은 또 다른 안식처가 되었다. 그리고 휴남동 서점에서 찾은 각자의 방법으로 필요한 것들을 되찾고 또 다른 우정과 서로를 통해 부족한 부분까지 채워나갔다.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쉬어갈 수 있는 공간. 휴남동 서점은 그런 곳이다.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저마다의 소소한 위로는 읽는 이에게도 작지만 큰 힘을 건네준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놓쳐버린 것 같다면, 상처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면, 저마다의 휴남동 서점을 찾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와 방향이 있다. 타인과 같지 않다고 힘들어 주저앉기보다는 자신만의 휴남동 서점에 들러 잠깐 쉬어간다면, 어느 순간 인생에서 잊어버렸던 것들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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