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나는 홍범도

『나는 홍범도』 송은일 저 / 바틀비 / 2020
『나는 홍범도』 송은일 저 / 바틀비 / 2020

[뉴스사천=문영희 사천도서관 뫼잣마루 독서회원] 이 책의 저자인 송은일 작가는 토지, 혼불의 맥을 잇는 작가로서 <천개의 바람이 되어>, <대하소설 반야>, <불꽃 섬>, <도둑의 누이>, <한 꽃살문에 관한 전설> 등 사회가 정해준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싸우고, 숙명적인 사랑을 하는 내용의 책들을 많이 저술하였다.

<나는 홍범도>는 작가가 우연한 기회에 2020년이 봉오동 전투의 백 주년이 되는 해라는 사실을 접하고서 홍범도 장군에 대해 자신이 아는 바가 없음을 실감하여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홉 살에 부모를 다 잃고 머슴살이, 소년 나팔 장수, 제지공장노동자, 승려, 산 포수를 전전하던 홍범도는 우연히 김수협을 만나고, 단둘이 거병을 결의한다. 그렇게 의병 활동을 시작한 홍범도는 봉오동 청산리 전투까지 25년 세월을 일본군과 격전을 했다. 동료들을 자기 몸처럼 아끼고, 그들이 전장을 떠날 때도 편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면에서는 휴머니스트이며, 사랑하는 아내를 그리워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로맨티스트의 모습을 갖추었다. 또한 일군과 싸울 때는 호랑이 사냥꾼으로 최고의 사격수, 전략가, 독립군 대장의 면모를 보여준다.

“양민이 양반한테 덤볐다고 하극상입니까? 이 호좌의진이 뭘 하려 모인 집단인데요? 어찌 됐든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나라에서 양반이니 양민이니 하는 신분을 철폐했지 않습니까?”

의병 부대 내에서조차 양반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평민 출신 선봉대장 김백선을 처형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평민들을 중심으로 신분 질서와 계급 차별이 없는 무장투쟁을 결심하는 홍범도를 보면서 지금의 시대가 겹쳐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나는 홍범도>라는 제목에서 처음에 ‘나는’이 본인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인 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며 ‘하늘을 나는 홍범도’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일본군이 홍범도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으면 하늘을 나는 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며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2021년 광복절에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오고 봉오동 전투와 홍범도 장군에 관한 관심이 많은 시점에서 우리의 궁금증과 시대의 아픔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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