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박동규 저 / 강이 / 2014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박동규 저 / 강이 / 2014

[뉴스사천=정현연 사천도서관 뫼잣마루 독서회 회원] 52편의 작은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인 이 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고향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 그리고 주위에서 경험했던 여러 일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고 행복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방과 더불어 동족 간의 전쟁으로 인하여 남아있는 것이 별로 없어 모두가 힘들고 배고팠지만, 사랑이 있고 정이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의 어머니들은 힘들었다. 자식에게 먹을 것을 주기 위해, 공부시키기 위해 너무나 힘들게 살았다. 그러나 이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되었다.

시대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네 삶을 다루고 있기에 내가 자랐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지금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생각난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때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귀한 시절이었다. 명절 때마다 저 멀리 읍내에서 큼직한 옷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우리 동네에 오시는 분이 계셨는데, 엄마가 새 옷을 하나 사주면 명절 아침에 입으려고 머리맡에 두고 자곤 했었다.

참 정겨웠다. 이웃과도 가족처럼 지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동네잔치를 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마음이 참 행복하다. 나에게 가장 행복한 때를 말하라고 하면 부모님과 함께 그 좁은 방에서 여섯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지내던 어린 시절이다.

그 시절의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하면 아이들은 별 감흥이 없다. 그냥 엄마의 옛날이야기로 듣는다. 살다 보니 그때의 감성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다. 가족 간에도 얼굴 보고 대화할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 사람들이 너무 바쁜 일상 속을 살아간다.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다. 나는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이다. 돌아갈 수는 없지만 가끔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던 그때가 더 그리워진다.

우리는 가족끼리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그러기에 사랑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인지 모르며 살 때도 많다. 사랑을 스스로 확인하는 일이 살아가는 기쁨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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