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스피드

『스피드』 권석 저 / &(앤드) / 2022
『스피드』 권석 저 / &(앤드) / 2022

[뉴스사천=고세은 삼천포도서관 사서] 인간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한번은 성장통을 겪는다. 그 성장통이 매우 아프게 올 수도 있고, 스스로 느끼지 못한 채로 다가올 수도 있다. 성장통이 어떻게 오든 결국, 성장통을 잘 이겨낸 사람은 좀 더 나은 인생의 여정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박욱은 어릴 때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 바다고에 다닌다. 곧 해체될지도 모르는 수영부 스피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욱의 일상은 많은 게 달라졌다.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아버지는 알고 보니, 스피드의 전설적인 인물이었으며, 그는 바다고를 넘어 국가대표까지 선발된 유망주였다. 그러나 도핑 문제로 인해 아버지는 수영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뭔가 꺼림칙했던 욱은 친구들과 합심하여 아버지의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됨과 동시에 욱은 존폐 위기에 놓인 스피드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다. 수영부원들과 함께 직접 이사장을 설득하러 가고, 아버지가 남긴 수영 일기를 보며, 라이벌 학교와의 수영시합 준비에도 열중한다. 처음에는 우연히 가입한 수영부가 어느 순간부터 욱에게 진심이 되었다. 혼란스러운 청소년기를 맞이하게 된 욱은 그렇게 스스로를 알아갔다. 그리고 자기 앞에 펼쳐질 길을 헤아리며 인생을 헤엄쳐가기로 한다.

수영은 각자의 레인이 정해졌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중요한 결정으로 작용하는 스포츠다. 욱의 아버지는 수영의 속도를 낼 때 최고는 기술이 아닌 마음가짐이고, 그것은 곧 자신을 알고, 자신에게 지지 않는 마음이라고 수영 일기에 적었다. 

무엇보다 먼저 나 자신을 고민하고 알아간다면, 인생의 레인 위에서 좀 더 좋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미완성일수록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금보다 한 뼘 더 자라기 위해 아프지만 멈추지 않고, 푸르고 시원한 성장통을 <스피드>와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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