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정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상임감사]

“정책자금 요청 기업 크게 늘어…그만큼 어렵다는 뜻”
“우주항공청 유치 위해선 부울경 정치권 다 힘 보태야”
“어떤 세상인데…전략공천은 누구든 불가능하지 않을까?”

박정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상임감사. 그는 “정책자금을 요청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며 “그만큼 기업들이 어렵다는 뜻”이라 말했다.
박정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상임감사. 그는 “정책자금을 요청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며 “그만큼 기업들이 어렵다는 뜻”이라 말했다.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름에서 짐작하듯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돕는 기관이다. 이곳의 현 상임감사가 2선 경남도의원 출신의 박정열(1961년생) 씨다. 그는 지난해 사천시장 선거(6·1지방선거)에 나섰다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박동식 현 시장에게 밀리면서 타격을 받았으나 10월에 중진공 상임감사 취임으로 반전을 이뤘다. 그를 만나 중진공 업무와 최근 정치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9988’이란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99퍼센트가 중소기업이고, 국내 고용 인원의 88퍼센트가 중소기업 종사자라는 뜻이 담긴 말이죠. 중소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곳이 올해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입니다.”

그의 추가 설명에 따르면, 중진공은 기금 관리형 준정부기관으로 자산이 29조 원, 1년 예산이 11조 원이다. 서울에서 진주 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긴 지가 9년째를 맞는다. 전국에 33개 지역본부가 있고 해외지사가 30곳이다.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융자해주고 수출을 돕는 일을 한다. 청년 창업 사관학교를 열어 인력을 양성하는 일도 중진공의 몫이다. 

“요즘 정책자금을 요청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만큼 기업들이 어렵다는 얘기겠죠. 저도 기업을 경영해 봐서 아는데, 어려운 고비만 딱 넘겨도 그다음부터는 숨을 좀 쉴 수 있거든요. 그런 기업에 저희가 도움 되길 바랍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2~3년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역할을 설명하는 박정열 상임감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역할을 설명하는 박정열 상임감사

박정열 감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사천 지역 항공업계를 향한 걱정도 쏟아냈다. 그는 정책자금 지원에 보태어 수출과 인력 지원에 더 신경 쓰겠노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의 설치와 우주항공청사의 사천 유치에 관해서는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설치는 대통령 공약인데, 법 만드는 단계에서 멈춰 있어 아쉽습니다. 어쨌거나 우주항공청이 생긴다면 그 위치는 해당 산업이 집적해 있는 사천에 오는 것이 마땅하죠. 사천은 하늘과 바다의 도시로서 미국 시애틀과 같은 도시를 지향해야 해요. 그러려면 지역민과 정치권이 더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야겠죠. 특히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부울경까지 보태야 합니다. 그러니 정치가 아주 중요하죠.”

그는 중진공 상임감사이면서도 국민의힘 당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하영제 국회의원의 검찰 기소와 탈당 사태로 어수선한 당내 상황에 관해서도 물었다. 하 의원의 탈당으로 현재 국민의힘 사천남해하동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리는 비어 있다.

“먼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안타깝습니다. 당에서 사고 당협의 조직위원장을 뽑는 절차에 들어갔는데, 우리 지역은 빠졌거든요. 그렇다면 당무 감사 후 오는 10월쯤에 전국의 당협위원장을 일제히 새로 뽑을 때, 그때 새롭게 선출될 걸로 보입니다. 그 외에는 저의 신분상 뭐라 언급하기가 곤란하네요.”

그는 국민의힘의 사남하 지역구 상황에 관해 말을 아꼈지만,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는 출마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른바 하향식 전략공천 가능성에 관해서는 부정적이었다.“정치가 아주 중요한데, 사실 정치는 국회의 몫이잖아요.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은 무엇보다 지역을 잘 알아야 합니다. 사천남해하동, 생각보다 면적이 꽤 넓어요. 지역에 밝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지역 발전에 관한 일이라면 언제든 몸 던질 생각이 있습니다. 전략공천?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누구든 그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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