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2023년 7월 14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하 기관인 국제 암 연구소(IARC)에서 아스파탐(aspartame)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다는 뉴스가 시중을 뜨겁게 달궜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나 강한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 유명하다. 이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이 40년 넘게 이어지더니 일단락하는 모양새다.

IARC는 특정 물질의 암 유발 위험 정도를 평가해 4개 군으로 분류했는데, 아스파탐을 2B군에 넣었다. 2B군은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식약처는 아스파탐의 1일 섭취허용량을 지금처럼 유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기준은 체중 1㎏당 40㎎으로, 60㎏이면 2.4g이다. 식약처는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이 1일 섭취허용량 기준 대비 0.12%로 매우 낮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그러니 국민은 혼란스럽다. 발암 물질이라는 데도 아스파탐을 계속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헷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IARC의 이번 결정으로 아스파탐에 대한 소비자의 경계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아스파탐은 1965년 제임스 슐레트라는 연구원이 위궤양 약을 개발하다가 찾게 되었다. 손에 침을 묻혀 종이를 넘기려 할 때 엄청난 단맛을 느끼고는 깜짝 놀랐다는 것. 그는 단맛을 낸 성분이 무엇인지 역추적한 끝에 아스파탐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막걸리의 90% 이상에는 이 아스파탐이 들어간다. 역시 단맛 때문이다. 그러면 막걸리에 아스파탐이나 인공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까? 그만큼 쌀의 단맛에 의존해야 하니 쌀을 더 많이 넣어야 하고, 결국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즐겨 마시는 생막걸리들은 대부분 발효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유통 되는데, 여기에 설탕을 넣으면 효모가 설탕을 먹이로 삼아 발효를 계속 일으키기에 유통 과정에서 술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 그래서 설탕 대신 발효를 일으키지 않는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IARC의 이번 결정을 두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첫째는 신속하게 대체재를 투입하는 것이다. 사카린나트륨이나 아세설팜칼륨 등을 사용하여 기존의 막걸리 소비층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둘째는 무(無) 아스파탐으로 정면 돌파를 하는 것이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인체에 해가 덜하고 맛도 좋으니, 고급화 전략으로 다가가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이번 기회에 집집이 술을 직접 빚었던 가양주 문화를 되살리면 어떨까? 쌀 소비도 촉진하고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우리의 전통문화도 되살릴 수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번 일로 우리 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태풍이 지나고 나니 매미의 울음소리에 가을이 묻어 있다. <뉴스사천> 독자님들께서 늦더위를 잘 이겨내도록 두 손 모은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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