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 연결로 도정혁신과제 이름값 살리길
그런데 1년이 지나 ‘딸기의 날’을 5회째 맞고 있지만 이 날을 기억하는 이가 여전히 드물다.
‘딸기의 날’을 하루 앞둔 10일, 경남 사천의 한 딸기 선별장을 찾아가 농민들에게 ‘딸기의 날’을 아는지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그기 뭡니꺼? 우리야 날마다 딸기날인데..”하는 거였다. 그나마 조금 젊은 사람한테서는 “들어는 봤다”는 정도의 대답이 돌아왔다.
반면 경남농업기술원은 내일 ‘제5회 딸기의 날’을 맞아 직원들끼리 딸기를 나눠주거나 시식하는 행사를 한다고 한다. 딸기 재배 농민들에게 얼마나 제값을 치르고 하는 행사인지는 몰라도 그 뜻을 잘 살려 딸기 홍보에 큰 도움이 되길 빈다.
그러나 기왕 홍보와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돕고자 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딸기의 날’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 생각을 조금 뱉어본다.
따라서 경남만이라도 ‘딸기의 날’을 의미 있는 날로 만들어 있다는 생각이다. 또 전국 확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짐작한다.
그림은 간단하다. 각 지자체와 농협 그리고 딸기작목반이나 영농조합 등 생산자들이 마음을 뭉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곳에 즉석가게를 연다. 그리고 지나는 사람에게 딸기를 맛보게도 하고 효능도 알리며, 나아가 평소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도 한다. 이는 언론에서도 눈여겨 볼 것이고, 시민이나 소비자들은 2월11일을 더욱 특별한 날로 기억할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설 명절을 앞둔 시점이라면, 농업기술원이 ‘딸기의 날’을 만든 그 뜻처럼 ‘우리 농산물, 딸기를 선물하는 문화 만들기’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심지어 딸기는 “겨울에 먹는 딸기가 보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몸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C도 사과의 10배, 레몬의 2배나 지니고 있단다. 비타민C는 감기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게다가 딸기에 든 자일리톨 성분이 입안을 상쾌하게 하고, 잇몸까지 튼튼하게 해 치주염 예방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딸기의 날’을 만들고 ‘딸기를 선물하라’고 권하는 일에 머뭇거리거나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런데이 저런데이’ 하며 초콜릿이니 사탕이니 권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딸기농사 짓기보다 팔아먹기에 애먹지.”
10년 넘게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한 친구가 오늘 낮에 들려준 말이다. 유통업자가 생산자 위에 군림하는 현실, 그렇다고 생산자가 더 나은 유통구조를 찾아내기는 어려운 현실이 그대로 녹아 있다.
‘2006년 경남도정혁신과제’ 중 우수과제로 뽑혔다는 ‘딸기의 날’! 제대로 한 번 살려보자.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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