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보다 ‘어르신’…‘노인 복지 용어’고민 필요
상태바
‘시니어’보다 ‘어르신’…‘노인 복지 용어’고민 필요
  • 하병주 기자
  • 승인 2021.07.2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 2021 쉬운 우리말 쓰기 : 품고 배려하는 말과 글 ③

이 기획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에 선정된 뉴스사천이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의 도움으로 진행한다. 여러 사회복지기관의 협조로 그들의 누리집을 더 쉬운 표현으로 바꾸는 방안을 찾는다.       -편집자-

사천시니어클럽은 노인의 오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일자리를 만들거나 운용함으로써 그들의 삶이 더욱 건강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 출처=아이클릭아트)
사천시니어클럽은 노인의 오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일자리를 만들거나 운용함으로써 그들의 삶이 더욱 건강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품고 배려하는 말과 글>을 주제로 사천시 관내 사회복지기관을 만나는 시간. 그 첫 주인공은 사천시니어클럽이다. 이 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는 지난 시간에 간략히 살핀 바 있다. 큰 범주로 나누어 보자면 복지의 여러 영역 가운데 ‘노인 복지’ 쪽을 담당한다.

사천시니어클럽의 누리집에 따르면, 이 기관은 노인의 오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일자리를 만들거나 운용함으로써 그들의 삶이 더욱 건강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시니어클럽’이란 이름 속에 이런 뜻이 들어 있는 줄 알아차릴 이가 얼마나 될까. 특히 이런 복지 서비스를 누려야 할 대상, 즉 노인들에겐 더욱 낯선 이름 또는 단어가 아닐까 싶어 걱정이다.

사천시니어클럽 누리집.
사천시니어클럽 누리집.

‘시니어클럽’은 노인복지법에서 정한 ‘노인 일자리 전담 기관’이란 개념에서 나왔다. 법적 개념이 정책으로 나타나면서 붙은 이름이다. 나아가 사천시뿐 아니라 전국의 기초 지자체들이 지자체 이름만 달리하면서 비슷한 기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하나의 정책 이름 또는 사업 이름을 짓는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짧으면서 어감도 좋아야 하고, 속성까지 잘 드러낼 수 있어야 좋은 이름이다. 결국 누구나 쉽게 이해하면서 부르기도 편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런 면에서 ‘시니어클럽’은 어떨까. 물론 이 이름에도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고민이 녹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 빌려온 ‘시니어’가 ‘연장자’나 ‘선배’, ‘노인’, ‘어르신’을 대체할 더 나은 이름인지는 지금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꼬리에 붙은 ‘클럽’이란 이름도 마찬가지다.

사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바다마실 Cafe온’이 경상남도가 주최한 ‘2020년 경남의 아름다운 실버카페 공모’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사진=뉴스사천DB)
사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바다마실 Cafe온’이 경상남도가 주최한 ‘2020년 경남의 아름다운 실버카페 공모’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사진=뉴스사천DB)

한편, ‘노인 복지’ 분야 사회복지사들의 얘기로는 ‘노인’이란 단어 또는 호칭을 두고서도 고민이 많다. 행정으로나 법률로 볼 때는 알맞은 단어일지 몰라도 당사자들이 싫어하고, 때로는 비하나 차별적 용어로 받아들이기도 해서 쉽게 쓰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 널리 쓰이는 말이 ‘어르신’이다. ‘노인’보다는 존중의 뜻이 더 강한 느낌이어서,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부담이 덜한 셈이다. 그렇다고 어떤 노인이나 다 그런 것도 아니어서 여전히 조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스스로 ‘아직 젊다’고 느끼는 60~70대의 노인은 ‘어르신’이란 호칭에 불쾌감을 드러내곤 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두고 김민국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장은 “노인 복지 분야에서 짚어보고 고민해봐야 할 점이 많다는 반증”이라 진단했다. 그는 “장애인이란 말을 한때 차별적 용어로 보는 경향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장애인과 구분하는 정도로 이해하게 된 것처럼, ‘노인’이란 호칭을 둘러싼 혼란도 언젠가는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간이 흐른다고 그저 해결되기보다는 깊은 고민이 쌓여야 할 것”이라며, ‘노인 복지’ 쪽 종사자나 전문가들이 이에 관한 고민을 깊게 나눠 주기를 바랐다.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은 김 원장의 문제 진단에 이어지는 사례 몇 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사천시니어클럽의 누리집이 아닌, 전국의 주요 노인 관련 기관과 시설의 누리집에서 찾아낸 표현이다.

그중 하나가 ‘노노케어’(=老老care)이다. ‘건강한 노인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돕는 일’을 뜻하는 이 말은 자칫 ‘no no care’로 착각을 부를 수 있다고 봤다. 차라리 ‘노노(老老)돌봄’이라 해야 덜 헷갈린다는 얘기다.

또 여러 직업 교육 과정에 사용하는 ‘펫 시터’, ‘택시 드라이버’, ‘바리스타’, ‘실버도슨트’, ‘펀드레이저’와 같은 용어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 젊은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굳이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따라서 위 용어를 ‘반려동물 돌보미’, ‘택시 운전사’, ‘커피 전문가’, ‘(박물관·미술관)전문 안내원’, ‘기금 모금가’로 바꿔 사용하기를 제안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댓글을 블라인드처리 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해제
댓글을 블라인드 해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