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로 그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듯이 지나친 경쟁과 왜곡된 교육열이 불러온 폐해는 이미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귀가하면 과외수업과 학습지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은 학부모들이 고스란히 져야합니다. 사교육비를 위해 엄마들은 파트타임이라도 일을 해야합니다.

심지어는 자식의 고액과외비를 대기 위해 그 엄마가 유흥업소에서 성매매까지 했다는 언론보도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자녀와 아내를 외국으로 보내고 그야말로 돈버는 기계로 전락한 “기러기 아빠”의 사연........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 우리 아이들과 부모 세대가 치르고 있는 대가가 너무 혹독합니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모두가 일등을 하고 명문 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무한경쟁이 우리 교육현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지나친 경쟁이 오히려 문제를 더 일으키고 확대합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정부와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시는지 전국단위 “일제고사”를 부활시켰습니다.

전국의 초,중,고생들에게 일제히 시험을 치르게 하여 순위를 매기고 추후에는 그 성적을 공개하겠답니다. 성적이 공개된다면, 학교간 경쟁은 불가피하고 전국 시험에 대비하여 단위 학교에서는 교육과정 편성을 달리하는 일도 벌어질 것입니다.

전국의 학교가 등급이 매겨져 서열화 되면 중.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까지도 선호 학교와 기피학교로 양분될 것입니다. 자칫하다간 교육이 시험과 등수를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방침대로 일제고사가 계속 진행된다면 어떤 일들이 생겨나겠습니까?
입시지옥이 사라지고,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줄어들고, 계층간, 지역간 교육격차가 해소되어 교육현장이 정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텔레비전에서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드라마가 방송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았고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작은 도시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강남엄마 따라잡기”가 더 이상 드라마속 풍경이 아니라 현실에서 생생하게 마주치는 광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더더욱 경쟁으로 내몰릴 것이고 덩달아 사교육비 부담도 계속 올라갈 것입니다. 하지만 나라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제사정을 생각할 때 학부모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여 그 뒷감당을 할런지 걱정입니다.

정말 무엇이 아이들을 위한 일이고 또한 부모들을 위한 일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끝없는 경쟁으로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일제고사“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참교육 학부모회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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