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공동체의 삶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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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공동체의 삶을 생각하며
  • 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 승인 2021.03.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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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천=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타인을 설득하려면 논리를 개발하고, 설득을 당하려면 자아를 성찰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나를 벗겨 맨몸둥이를 남에게 보여주는 거라 생각한다. 아는 것도 적고 배운 것도 부족한 이가 참 어렵고 부끄러운 이 일을 하는 것은, 이 시대에 자식을 키우는 학부모님들과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함이다.

어떤 것을 볼 때 /정말로 그것을 알고자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봐야 한다. 
초록을 바라보면서 /’숲의 봄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이 보고 있는 그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존 모피트의 ‘어떤 것을 알려면’-

자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가 아닐까 하여 인용해 보았다. 이 시를 쓴 존 모피트는 미국 시인이자 복지가로서, 2살 때 사탕장수이던 친아버지를 여의고, 사람 같지 않던 두 계부 밑에서 학대를 당하며 성장했다. 어른이 된 뒤 40년 동안 우편배달부를 하며 받은 월급을 알뜰하게 모아, 벌목하고 난 뒤 버려진 땅을 헐값에 구입해 나무를 심고 가꾸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 땅에서 자란 나무를 팔아 매년 15만 달러 이상을 이웃과 학교에 기부하고 있다. 자신의 불우한 환경을 비관하지 않고 뼈가 부스러지게 열심히 살면서 남긴 몇 편의 시는 우리 가슴을 얼얼하게 한다. 이분이 어렵게 자수성가하여 이웃과 학교에 기부를 하게 된 이유가 자신이 어려울 때 사랑을 준 이웃과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었다니 바로 이것이 공동체의 사랑과 교육의 힘이 아닌가 싶다.

요즘 ‘배달의 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의 통 큰 기부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창업하여 번 재산의 절반, 5000억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고 또 회사 구성원들에게 개인당 평균 5000만 원씩, 총액 1000억 이상의 주식을 나누어 준다고 발표했다.

김 의장은 “기부 서약은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 그리고 수많은 분의 도움에 의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 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핵심역량 중에 하나가 바로 ‘공동체 역량’이다. 교육과정 설명자료에는 '공동체 역량'이란, '세계, 국가, 지역 공동체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태도와 가치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역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존 모피트 시인’과 ‘김봉진 의장’이 바로 ‘공동체의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실천하신 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존중하고 본받아야 할 인물,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할 인물이 아닌가 한다. 비록 존 모피드와 김봉진 의장처럼 큰 업적을 남기지는 못해도 내가 속한 지역, 사천시와 지구촌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며 작은 마음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목표가 아닐까?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다. 어떤 모습으로, 어떤 크기로 피어나 어떤 역할을 할지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존 모피드’시인의 말처럼 청소년이 되어 스스로 피어날 수 있게 보살피는 것이 부모와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자녀와 공동체에 관해 얘기도 나누고, 해결 방법을 고민해보고,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작은 일에라도 참여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은 가정교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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