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 살림/ 2020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 살림/ 2020

죽음을 상상해본다. 어떤 마지막을 맞았을까. 슬퍼하는 이에게 다가가 눈물을 멈추라 토닥이고 뒤돌아서면 그리워했던 먼저 떠난 이들이 미소 짓고 있지는 않을까.

전작「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등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했던 미치 앨봄이 이번에는 죽음 너머에서 시작되는 또 다른 세상, 천국으로 이끈다.

간호사 애니는 왼팔 접합 수술을 받는 큰 사고를 당하고, 학교에서는 왕따를 겪고, 뱃속 아기를 잃는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쉽지 않은 삶을 산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던 어느 날, 운명처럼 첫사랑 소년을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식을 올린다. 드디어 희망이라는 파랑새를 손에 쥔 순간, 얄궂게 사고를 당한 애니는 코마 상태로 알게 모르게 자신의 삶과 깊이 연결된 다섯 영혼과 만나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몇 장만 읽어도 작가의 메시지를 금방 알아챌 수 있지만 겨우 행복을 맛볼 때 죽음이 찾아온다는 극적인 설정과 다섯 만남이 주는 여운, 죽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카운트하는 구성을 통해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한다.

중간중간 파란색 글씨로 강조되어 주인공의 우울한 삶을 지배했던 ‘애니의 실수’를 통해 자책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천국은 말한다. 삶이 검은색 잉크라면 어쩌다 찍힌 파란색쯤은 검정에 묻힐 일부라고. 쭉 지켜봤는데, 다 괜찮다고, 그러니 파란 점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고 지금 행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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