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읽을 사람’ 눈으로 공고문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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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읽을 사람’ 눈으로 공고문을 쓰자
  • 하병주 기자
  • 승인 2020.07.14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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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쓰기]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지원으로, 경상대학교국어문화원‧사천시‧뉴스사천이 함께 싣습니다. 사천시가 발표하는 공고‧고시문을 경상대 국어문화원이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뒤 뉴스사천이 기사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이번에 살펴볼 공고문은 ‘사천시 공고 제2020-870호’로서 ‘코로나19 극복 희망 일자리 사업(생활 방역 분야)’에 참여할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 공고문에서도 짚어볼 대목이 일부 있다. 먼저 이야기하고픈 건 ‘가능한 읽을 사람 눈으로 공고문을 쓰자’는 것이다. 굳이 이 공고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며, 보편적인 공고문에서 공통으로 적용될 얘기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집 기간’이란 표현을 보자. 공고문을 발표하는 쪽에선 신청자를 모집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적절한 표현일 수 있다. 반대로 알림글을 읽는 사람 쪽에선 ‘모집에 어떻게 응할까’, 즉 ‘어떻게 신청할까’에 관심이 더 있을 수 있으니 ‘신청 기간’이란 표현도 괜찮겠다.

그렇다면 ‘둘 중 뭘 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때 기왕이면 읽는 이의 관점을 더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공고문의 밑바탕에 깔린 뜻도 ‘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니 관심이 있는 분은 신청하세요!’ 아니겠는가. 그래야 뒤에 따르는 ‘신청 방법’(‘신청 서류’라는 표현으로 고침)이라는 부분과도 더 잘 어울릴 수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신청이나 신고 따위를 구두(口頭)나 문서로 받는 곳’이라는 의미인 ‘접수처’도 알림글을 작성한 기관의 시선으로 쓴 낱말이므로, 알림글을 읽는 사람의 시선에서 쓸 수 있는 ‘신청 장소’로 바꾸는 것이 더 좋겠다.

이어 ‘신청 서류’에 관해 이야기를 덧붙인다면, 좀 더 자세하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제출해야 할 서류 중에는 모든 신청자에게 공통으로 해당하는 게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는 만큼 표로서 깔끔히 정리해주자는 얘기다. 물론 상식만 있어도 처한 상황에 따라 제출할 서류를 파악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보는 이에 따라선 오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니 공고문을 쓸 때는 쉬운 어휘나 간결한 문장뿐만 아니라 정보의 구성 방식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실제 공고문의 ‘신청 서류 표’ 참고)

이밖에 ‘붙임’은 ‘첨부’를 순화한 말로, ‘첨부’를 참고하는 것이 아니라 ‘첨부한 문서’를 참고하는 것이므로 ‘붙임 문서’라고 쓴다. ‘사업 기간은 탄력적 적용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기보다는 ‘사업 기간은 바뀔 수 있다’라는 말로 쉽게 쓴다. 그리고 ‘출근일 당’에서 ‘-당’은 접미사로, 앞말과 붙여 써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당’을 붙여서 ‘출근일당’이라고 쓰게 되면 ‘출근을 해서 받는 일당’이라는 뜻으로 잘못 이해될 수 있으므로 ‘마다’의 뜻을 지닌 ‘-당’을 ‘마다’라고 풀어서 써 주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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