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주제를 쉽고 분명하게’
상태바
‘제목은 주제를 쉽고 분명하게’
  • 하병주 기자
  • 승인 2020.05.19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 쉬운 우리말 쓰기 :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지원으로, 경상대학교국어문화원‧사천시‧뉴스사천이 함께 싣습니다. 사천시가 발표하는 공고‧고시문을 경상대 국어문화원이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뒤 뉴스사천이 기사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공고문은 사천시가 5월 13일에 발표한 ‘상동림 월화사 주변 도시계획도로 개설 계획’에 관한 것이다. 사천시가 정한 이 공고문의 제목은 ‘상동림 월화사 주변 도시계획도로(남부 소로2-83호선) 개설공사 실시계획 열람 및 사업인정에 관한 의견 청취 공고’였다.

공고문 또는 고시문이 법적‧행정적으로 매우 중요한 뜻이 있는 만큼 용어의 선택에 신중해야겠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써 오던 한자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고문도 매우 딱딱하고 어렵게 다가온다. 특히 제목부터.

제목에는 글의 목적이 무엇이며, 무슨 내용을 알리려고 하는지 분명하게 드러나야 하므로 되도록 쉽게 쓰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제목을 ‘상동림 월화사 주변 도시계획도로 개설 계획을 알리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로 고쳐 봤다. ‘개설’은 ‘새로 수리하거나 기구를 바꾸어 설치함’의 뜻으로, ‘공사’의 의미를 담고 있으니 ‘공사’를 지웠다. 그리고 ‘및’은 한자 ‘及’의 소리를 따서 만든 글자인데 주로 ‘와/과, 그리고’로 바꿔 쓸 수 있으며 쉼표(,), 가운뎃점(•)으로 바꿔도 좋다. 

본문에서 ‘성명’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순우리말인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더 낫겠다. 흔히 한자어인 ‘성명’을 써야 존칭이고, 우리말로 쓰면 보통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은데, ‘성명’에는 그 대상을 특별히 높여 이르는 뜻이 없다.

또 공고문 원문에서 ‘토지 등의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고자 공고하오니 의견이 있으신 분은 열람 기간 내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살필 게 여럿이다.

먼저 ‘의견이 있으신’에서 ‘있으시다’로 높여 쓸 까닭이 없다. 높임의 뜻은 뒤에 나오는 ‘분’으로 충분하다. 또 ‘서면’과 ‘문서’는 둘 다 쓸 수 있지만, ‘문서’가 더 자연스럽다. ‘제출하다’도 그대로 쓸 수 있지만, ‘내다’라고 하면 더 쉽다. 따라서 위 문장은 ‘토지의 소유자 또는 이와 관련된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의견이 있는 분은 열람 기간 안에 문서로 의견을 내어주시기 바랍니다.’로 하면 된다. 문장이 길 때는 둘로 쪼개자.

이밖에 공고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거하다’는 ‘~에 따르다’로, ‘착수’는 ‘시작’으로, ‘익일’은 ‘다음날 또는 이튿날’로,  ‘비치하다’는 ‘~에 두다’로 바꿔 쓰기를 국립국어원은 권하고 있다.

한편, 공고문 붙임표에 있는 ‘스레트’와 ‘슬라브’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슬레이트(slate)와 슬래브(slab)라고 적는 것이 더 옳다. 하지만 관행으로 널리 쓰고 있음을 고려해 괄호 속에 넣어 두었다.

(※ 쉬운 우리말로 고친 아래 공고문을 참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댓글을 블라인드처리 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해제
댓글을 블라인드 해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