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문화재연구원 조사결과 ‘침향목’ 가능성 낮아
홍수범람층에서 발견…인위적 가공 흔적 등 없어
전문가 ‘고산림연구 자연유물 조사가치 있다’ 자문
탄소연대 측정과 수종조사 등 추가 조사 추진 예정

8일 곤명면 성방리 하천가에서 문화재위원들과 경상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이 발견된 고목들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8일 곤명면 성방리 하천가에서 문화재위원들과 경상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이 발견된 고목들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사천시 곤명면 성방마을 하천가 공사현장 땅 속에서 발견된 수백 년은 됨직한 새까만 나무와 관련해 문화재 위원들이 현장 확인 결과, ‘매향의식에 사용된 침향목일 가능성은 낮다’고 자문했다. 이들은 이 고목과 관련해, 옛날 산림을 분석할 자연유물로는 조사가치가 있다며, 탄소연대분석 등을 통해 연대와 수종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농어촌공사는 사천시 곤명면 성방리 455-1번지 일원 하천에서 성방양수장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성방양수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굴착을 했고, 현 표토 4m 아래 모래층에서 새까만 나무 7주를 발견됐다. 성방마을 김영태 전 이장은 발견된 고목이 고려시대 매향의식과 관련한 침향목으로 추정된다며, 문화재청에 매장문화재 발견신고를 했다. 마침 성방마을에서 직선거리로 5km쯤 떨어진 곤양면 흥사리에는 1387년에 세워진 사천흥사매향비(보물 제614호)가 있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 사천지사는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경상문화재연구원에 문화재 표본조사를 의뢰했다. 연구원은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새까만 나무가 발견된 주변 478㎡를 조사했다. 당초 조사 목적은 발견된 고목들이 보물 제614호 흥사매향비와 관련된 유물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사는 굴착단면을 정리해 토층 양상을 파악하고, 바닥면에서 고목과 관련 유구, 유물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새까만 나무가 발견된 지점은 참나무로 추청되는 고목과 함께 목재 편, 도토리 등이 확인됐으며, 일정한 정형성 없이 산발적으로 확인됐다. 경상문화재연구원은 고목이 확인되는 지층에서 매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굴광선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완사천의 영향으로 형성된 자연층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지 내에서 시대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나 유구는 발견되지 않았다.

8일 곤명면 성방리 하천가에서 문화재위원들과 경상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이 발견된 고목들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8일 곤명면 성방리 하천가에서 문화재위원들과 경상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이 발견된 고목들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8일 오후 2시에는 경남문화재 위원과 관련 분야 교수 등이 현장을 방문해 현장 자문회의를 가졌다. 문화재 위원들은 “발견된 목재는 가공된 흔적이 전무하며, 인위적으로 세우거나 박은 흔적이 없다. 모두 눕혀져 있고 홍수범람층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다만, 향후 수종 분석, 목재의 연대 측정 등이 필요하다. 자연유물로는 조사가치가 있으며, 탄소연대 측정 등을 통해 시대를 특정하면, 그 시대 고산림 복원에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농어촌공사는 전문가 자문서와 경상문화재연구원 표본조사 결과를 사천시에 9일 통보했다. 

사천시 문화체육과 김상일 학예사는 “문화재 위원 자문서에 언급된 수종조사나 탄소연대측정 등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공사재개 여부와 발견된 목재 보존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사천지사 측은 “문화재청과 사천시의 결론이 나오면 따를 것”이라며 “발견된 나무의 기증을 원한다면, 사천시에 기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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