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

▲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라미 글, 그림 / 마음의숲/ 2019

우리 속담 중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이왕이면 좋은 물건을 선택한다’는 뜻인데 사람에게도 종종 이 속담이 쓰이곤 한다. 이는 현대어로는 ‘외모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외모 중심 사회에서 ‘이왕이면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들이 득을 본다는 생각이 사회 전반을 지배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아름다운 외모와 마른 몸은 미의 기준이 되었고 외모 중심주의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10대에게 폭식증, 거식증, 식이장애 등의 병을 낳게 한다. 식이장애는 10대들의 뇌 성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런 병들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는 식이장애를 8년 동안 앓은 저자의 이야기다. 식이장애를 앓게 된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과정, 나아가 식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상담받고, 이겨내는 다양한 방법이 글과 그림으로 담겨 있다. 

저자는 외모에 유난히 자신이 없었고, 어렸을 때부터 뚱뚱하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성인이 되어도 괴로워 했다.

처음엔 부모님 몰래 폭식하고 구토하는 것을 반복했고, 그 일이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았다. 이렇게 식이장애는 잘 드러나지 않는 질병이고 의지의 문제가 아닌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식이장애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가 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병원 문턱을 낮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얼굴보다 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잘못된 미의 기준이 만연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날씬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다양한 미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가장 아름다운 미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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