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비상근무체제 전환 “인력 모자라 검사장비도 못 써봐”

신종 플루 확산으로 사천시보건소와 사천교육청 직원들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11월 들어 신종 플루 확산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사천시보건소와 사천교육청 등 담당공무원들이 업무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신종 플루 검사 장비를 구입해 놓고도 운용 인력이 모자라 한 달째 잠을 재워두고 있다.

사천지역에 신종 플루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이다. 공군 제3훈련비행단 소속 군인에게서 처음 발견돼 이후 사천읍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다가 10월 들면서 도심 농촌 가리지 않고 감염환자가 속출했다. 그러다가 11월에 들어서자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신종 플루가 수그러들 기미 없이 확산일로를 보이자 담당 공무원들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천시보건소 정현식 보건위생과장은 “몇 안 되는 직원들로 여기까지 왔는데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 심지어 오늘(5일)부터는 24시간 근무체제를 갖추라는 지시가 내려와 난감한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사천시보건소에서 신종 플루 업무를 전문으로 보는 곳은 보건위생과 방역담당으로, 직원은 3명이 전부다. 거점병원과 거점약국 관리, 환자 관리, 가건물 관리, 각종 상황보고 등으로 눈코 뜰 새 없다는 게 직원들의 넋두리다.

또 보건위생과 전체 직원 20여 명이 모두 동원돼 평일에는 밤9시, 주말과 휴일에는 저녁6시까지 비상근무를 서고 있다. 그리고 5일부터는 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란 얘기다.

신종 플루 검사장비가 들어와 있지만 이를 사용할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정현식 과장은 “예산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인데, 문제는 인력”이라면서 인력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기간제 근로자를 요청하고 있지만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쉽게 공급되지 않고 있단다.

특히 지난 10월초에는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1차 검사장비를 3000만원을 들여 도입해 놓고도 아직 한 번을 사용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검사장비를 전담할 사람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선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신규직원이 당장 공급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신종 플루 사천대책본부 관계자는 “당분간 부서 간 인력조정으로 부족한 일손을 메울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신종 플루로 인해 업무가 넘치기는 사천교육청 보건업무 관계자와 일선 학교 보건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신종 플루 감염환자가 학교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데다 학부모들의 신경도 곤두서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학교 현장에서의 대처가 중요하게 떠올라 있다.

보건교사들은 매일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여부 확인에서부터 학생과 교직원 관리 현황을 보고하느라 하루가 짧다고 한다.

일선 학교 상황이 집중되는 사천교육청 보건급식담당 3명의 직원들도 바쁜 하루를 보내기는 마찬가지다. 상급기관의 지침에 따른 세부지침을 마련해 일선 학교로 내려 보내고, 학교별 상황을 종합해 상부에 올려 보내는 것만으로도 만만찮은 일이라고 토로한다.

또 발열 대처 방안, 예방접종 방법과 순서 등 새로운 내용을 일선 보건교사들에게 교육시키는 것도 주요한 업무다. 여기에 평소 보던 급식 관련 업무도 그대로 봐야 하기 때문에 부하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인력 지원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천시보건소 정현식 보건위생과장이 공간살균용 소독기로 환자들의 잦은 출입으로 감염 가능성이 높은 보건소 실내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일부터는 초중고교생들에게 신종 플루 예방접종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접종이 이어지는 4~5주 정도는 관련 종사자들의 피로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학생들의 신종 플루 예방접종은 국외로 나갈 계획이 잡혀 있는 경남자영고 학생들을 시작으로 감염 정도가 심한 학교부터 시작된다. 또 12일 수능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은 오는 16일 이후에 접종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