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내일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행동>

▲ 「내일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행동」시릴 디옹, 피에르 라비 지음 / 한울림어린이 / 2018

마지막 경고일까? 인류가 빙하 관측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녹은 적 없던 북극 최후의 빙하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녹은 빙하가 해수면을 상승시키면 적도 부근 섬나라는 물론,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들은 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기상 이변에 과학 솔루션은 없다. 

생태학자 라비와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디옹은 40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함께‘콜리브리(벌새라는 뜻)’라는 단체를 만들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환경문제 알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이 책에는 두 사람이 지구에 발을 딛고 살아가야 할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간절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서른두 명의 수준 높은 그림은 망가진 지구와 인간의 탐욕에 관한 짧지만 깊은 성찰과 고민이 담긴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병든 지구 문제뿐 아니라 부의 양극화, 사회 불평등 같은 꽤나 철학적이고 진지한 물음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그러나 가볍지 않게 전해준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환경파괴의 원인이라는 저자는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단지 더 많이 갖기 위해 생명과 자연을 해치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최소한의 사냥을 하는 동물보다 뭐가 나은지 묻는다. 

작은 부리에 물을 머금고 열심히 산불을 끄던 벌새는 어이없어하는 아르마딜로에게 말한다. “나는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야.” 우리가 지구를 지키는 일도 벌새와 같아야 한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하지 않는 일들, 일회용품 안 쓰기, 장바구니 들기, 가까운 거리 걸어가기 등을 묵묵히 할 때 열병에 시달리는 지구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호소한다. 

지구의 역사를 24시간으로 줄여보면 인간이 머문 시간은 겨우 2분 남짓이다. 그러나 인류의 출현은 최악의 재앙이 되어 버렸다. 친구별이 엉망진창이 된 지구에게 전하는 위로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인간병은 놔두면 알아서 사라질 거야.” 

당장 손을 쓰지 않으면 내년, 내후년은 더 나빠질 것이다. 인류 멸종의 초시계를 받아든 다음? 그땐, 너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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