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뇌과학자가 싫은 기억을 지우는 법>

▲ 「뇌과학자가 싫은 기억을 지우는 법」도마베치 히데토 지음 / 빛과사람 / 2018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이가 바드득 갈리고 곱씹을수록 나만 더 억울해지는 질긴 기억에서 벗어나 아무렇지 않은 척이 아닌 정말 아무렇지 않고 싶다.

 미치도록 ‘싫은 기억’ 덫에 걸려 현실에서 버둥거리는 나와 당신에게 천재로 인정받는 뇌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 도마베치 히데토는 이런 기억을 말끔히 지울 수 있는 지우개를 뇌과학적으로 제시한다. 

 부정적인 사건이 기억을 오래 지배하는 원인부터 보면 싫은 사건, 슬픈 경험, 무서운 체험의 기억들을 긍정적인 기억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삶이 유독 우울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뇌 자체가 마이너스 사건을 더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에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인간의 생존에 아주 중요한 능력이다. 특히 성공은 뇌로서는 생명 유지에 필수 정보가 아니므로 대수롭잖게 여겨 기억하지 않기에 지난 기억이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이라고 해서 절대 실패한 인생이라 여길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인간에게 큰 행운은 이미 일어나버린 일과 어찌할 수 없던 불가역적인 사건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는 선택할 수 있고, 고맙게도 뇌 또한 현실에서 마주친 싫은 체험과 감정을 희석시키는데 비교적 능숙하다고.  

 이미 깊숙이 저장된 지긋한 기억도 뇌과학적으로 충분히 지울 수 있다고 안심시킨다. 싫은 일과 좋은 일에 차이를 두지 않는 추상도 높이기, 나쁜 사건이 떠오를 때마다 동시에 매우 좋았던 기억을 상기시켜 부정적 기억의 증폭을 약화시키는 긍정적 감정 결합하기 등을 시도해보라 말한다. 저자의 조언대로 느긋하게 릴랙스 할 수 있는 욕조에 몸 담그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통해 기억에 늪에서 빠져나오려 시도한다면 여전히 끔찍한 너와 벌어진 과거는 그대로겠지만 나와 지금, 그리고 미래는 바꿀 수 있다. 

 뇌가 할 수 있다 하니, 이젠 내가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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