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문화원장·사무국장 최근 이사회서 동반 사직
저작권 시비 관련 “과거 업무착오…물의 일으켜 죄송”
부원장 직무대행 체계…잔여임기 원장 보궐선거 예고

▲ 사천문화원 전경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장병석 사천문화원장이 지난 2일 사임했다. 이날 문화원 사무국장과 사천문화원 감사 2명도 함께 직을 내려놓았다. 사천시에 따르면, 장 원장은 문화원 이사회에 참석해 최근 지역사회를 달군 저작권 논란을 언급하며 “과거 사무국의 업무착오로 발생한 일이었으나 사려 깊지 못했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천문화원은 초유의 원장 공백 사태를 맞았다. 장병석 원장의 사직에 따라 부원장 가운데 최연장자인 강신우 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았다. 강 부원장은 나머지 4명의 부원장 사직서를 반려하고, 새 원장이 선출될 때까지 문화원을 비상체제로 꾸려가기로 했다.

우선 사천문화원은 한 달 이내 이사회를 열어 원장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두 달 이내 원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장병석 사천문화원장은 지난 2017년 5월 11일 임기 4년의 문화원장 연임에 성공했다. 장 원장의 사직에 따라 2021년 5월까지 잔여임기를 맡을 원장을 다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내에서는 자천타천으로 일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앞서 사천시는 지난 5월 14일께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논문 도용 시비로 지역사회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장병석 사천문화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사천문화원 측은 “2016년 당시 사무국의 단순 업무착오”라고 해명했다.

사천시가 문제 삼은 논문 도용시비는 2016년 12월 발생했다. 지난 2016년 12월 2일 구암학술세미나에서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원 이상호 박사는 ‘역사 인물을 중심으로 한 지역 역사문화콘텐츠 개발방법-경남 사천의 구암 이정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해 12월 경남문화원연합회가 출간한 ‘경남향토문화사 제9호’에 이상호 박사의 논문이 장병석 사천문화원장 명의로 실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듬해인 2017년 논문 저자 관련 지적이 일자, 사천문화원은 논문 원저자인 이상호 박사와 협의를 거쳐 잔존도서를 폐기하고, 이듬해 발간된 경남향토문화사 제10호에 ‘사천문화원 사무국의 업무 착오로 저자가 잘못 표기됐기에 이를 수정한다. 이상호 박사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사과한다’는 내용의 수정 공고문을 게재했다.

이 문제는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구암 이정 선생의 후손인 사천 이씨 문중이 올해 초 사천시의 조치를 당부하면서 지역사회 내 회자됐다.

시는 이 사안과 관련해 장병석 원장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으나, 검찰은 ‘범죄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이후 시는 ‘보조금이 투입된 결과물에는 시도 저작권이 있다. 시의 허락 없이 명의를 바꿔 보조금 결과물을 이용했다’는 논리로 검찰에 항고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신수도 전래 민속인형놀이 ‘적구놀이’와 관련해, 2015년 사천문화원이 발간한 학술보고서를 두고 표절 공방이 불거지도 했다. 이은식 구계서원장은 “장병석 사천문화원장이 박종섭 민속학 박사의 2015년 책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병석 원장은 “당시 용역을 수행했던 박종섭 박사의 요청으로 저자명을 바꿔 제출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 문제와 관련해 박종섭 박사는 “오래된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고발할 생각은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시는 사천문화원 특별감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사천문화원장이 사직하자 문화원 내부는 혼란스러운 상태다. 사무국장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직한 상태여서 사무국 업무도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천문화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강신우 부원장은 “원장과 사무국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동반사직해 내부가 많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다음 원장을 선출하고 문화원이 정상화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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