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사천] <빨래하는 강아지>

▲ 「빨래하는 강아지 」김리하 글 / 스콜라 / 2016

<빨래하는 강아지>는 2032년 서울이 배경이다. 늘어만 가는 유기견들과 유기견 안락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과 동물의 언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이중 언어 칩이 개발 되었고, 그 칩을 유기견 몸속에 넣어 한 가지 기술을 가르친다. 그리고 그 유기견들은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투입되고, 영리한 소수의 개는 가사 도우미로 파견된다.

일에 치여 바쁜 수정이 엄마, 아빠 때문에 집안일은 쌓여만 간다. 특히 빨래에 불만이 많았던 아빠는 엄마의 반대에도 빨래하는 도우미견 ‘왕’을 집으로 데려온다. 그런데 빨래만 잘하는 줄 알았던 왕은 청소, 장보기, 화초 키우기, 김밥 싸기 등 못하는 일이 없다. 만능견 왕, 그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유기견 문제를 다루고 있어 소재는 무겁지만 이를 풀어내는 이야기는 유쾌하다. 그러나 이야기 속 사람들은 유기견을 사람에게 ‘쓸모있는’ 존재로 만들어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그래서 마냥 재미있게 이야기를 볼 순 없다.

올해 초 유명 동물보호단체의 대표가 보호하던 구조 동물을 몰래 안락사 시켰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유기동물 문제가 화두가 되었다. 2018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유기 동물이 총 12만 1천여 마리나 된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단지 귀엽다는 이유로 키우고 싶어 하는 어린이들에게 한 생명과 함께하는 것에는 많은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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