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신호등 특공대

▲ 「신호등 특공대」김태호 글 / 문학과지성사 / 2017

건널목 앞에 세워진 철 기둥 제일 꼭대기에는 검은색 이층집이 있다. 위층에는 ‘꼼짝마’가 살고, 아래층에는 ‘고고’가 살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검은색 이층집은 우리가 흔히 보는 신호등이고, 고고와 꼼짝마는 신호등 속 사람이다. 꼼짝마와 고고는 매일 서서 불을 밝힌다.

어느 날 전기가 나가고, 그 기회를 틈타 고고는 앉을 의자를 찾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그러다 고양이 ‘꼬리반반’과 비상구 ‘상구’를 만난다. 고고, 꼼짝마, 상구 그리고 모든 신호등 친구들은 힘을 합쳐 꼬리반반과 새끼 고양이들을 구한다. 그 후 고고와 꼼짝마는 자신들이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지만, 철거 작업으로 인해 이층집 기둥은 뽑혀 누워있다. 고고와 꼼짝마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불을 밝힌다. 하지만 눈을 뜨니 그들은 어린이 교통 교실 신호등으로 재활용되어있다. 그들은 어린이들을 위해 다시 불을 밝히고, 밤에는 새로운 모험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고고’, ‘꼼짝마’, ‘꼬리반반’, ‘상구’ 등 기발한 주인공들의 이름에서 작가의 재치가 느껴진다. 신호등이 아니라 신호등 속 사람이 주인공인 것도 색다르다.

작가는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을 두려워 말라고 한다. 고고가 용감하게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그들에겐 여전히 신호등 밖으로 내다본 세상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리고 꼬리반반, 상구 등 다른 친구들과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고고가 의자를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 것 그 행동 하나가 그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도전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하루 동안 플라스틱 사용 안 하기’, ‘하루에 만 보 걷기’ 같은 사소한 결심 또한 하나의 도전이다. 혹시 모른다. 그 소소한 도전이 큰 변화를 가져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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