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쿠트 그룹 자회사와 한러 합작법인 설립
현재 16척 3000억 규모 어선 수주 물량 확보

▲ HK조선(대표이사 박흥갑)와 러시아 베르쿠트 그룹의 자회사인 슬라반카조선소가 지난달 25일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HK조선)

사천시 향촌동 소재 ㈜HK조선(대표이사 박흥갑)가 러시아 베르쿠트 그룹의 자회사인 슬라반카조선소와 지난달 25일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러시아 극동지역 어선 건조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조선업 자체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중소규모의 조선소가 러시아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한-러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식에는 HK조선 박흥갑 대표이사를 비롯해 베르쿠트 그룹 테기예프 회장, 나탈리아 CFO, 극동미래포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합작법인 설립 계약 외에도 러시아 선주사 발주 의향서 약정식도 함께 열렸다.

한-러 합작법인은 국내에서 70% 정도 어선을 제작하고, 러시아 현지로 옮겨 나머지 30% 공정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선박을 건조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40%에 달하는 관세와 5년간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HK조선이 밝힌 수주 척수와 수주 금액은 현재 16척 약 3000억 원이다.

러시아 베르쿠트 그룹은 3~4년 전부터 국내 여러 업체와 어선 건조를 위한 접촉을 진행해왔다. 대부분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으며, HK조선과는 지난 9월 공식접촉을 시작으로 5개월 만에 한-러 합작법인 설립 추진까지 진행됐다. 러시아 측은 HK조선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베르쿠트 그룹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러시아 선주들이 어선 건조 의향을 곧바로 밝혔다. 러시아 측은 오랜 기간 어선 건조 경험이 없어 한국의 우수 기술력 접목을 통한 기술력 확보와 시장 진출을 고대해왔다. 이번 한-러 합작법인 설립은 러시아의 조선산업 육성정책과 국내 중소조선사의 시장 개척 필요성이 맞물려, 양국간 민간 협력사업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HK조선 박흥갑 사장은 “현재 러시아 선주들이 직접 사인한 수주 물량은 16척이지만, 관심도가 높아 수주 물량은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러시아 시장 개척을 반드시 성공시켜 지역 경제와 우리나라 조선업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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